[사설]‘MB 유죄 확정’… 낡은 관행, 먼지털이식 단죄 마침표 돼야

동아일보 입력 2020-10-30 00:00수정 202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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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7년의 형을 확정했다. 2017년 12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3년 가까이 걸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되고 구속된 데 이어 적폐청산 바람을 타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검찰 수사는 곧바로 이 전 대통령으로 향했다. 현 정권의 우호세력으로 간주되는 참여연대와 민변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며 고발장을 내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 전 대통령의 주된 혐의는 2007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던 다스의 자금 횡령 혐의와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89억 원을 삼성 측이 대납하게 한 혐의다. 재임 중의 국정농단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이전의 다스 사건까지 탈탈 털어 16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이 중 10개에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재임 중 비리는 다스 관련을 제외하면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관행처럼 자행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보수 세력을 완전히 붕괴시키려 한 정치보복 수사였다”라는 항변이 나오는 이유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대법원의 재상고심에 계류 중이어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통령 유죄 확정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과거 청산과 단죄는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는 1년 6개월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청산과 단죄의 역사를 매듭짓고 새로운 미래와 통합의 역사로 나아가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잘못된 과거의 관행과 적폐는 바로잡는 것이 마땅하지만, 모든 사안마다 청산과 단죄의 프레임을 씌워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정부 정책과 생각이 다르면 개혁 반대세력으로 낙인을 찍어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이 일상화됐고, 공직사회에서는 적폐몰이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적폐청산에 몰두하다가 새로운 적폐를 쌓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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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재판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퇴임 이후 내 이웃으로 평화롭게 지내는 전직 대통령을 언제나 볼 수 있으려나 하는 갈망이 크다. 청산과 단죄가 진행되는 동안 빚어진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최소한 그 디딤돌이라도 놓는 것이 국민의 갈망에 답하는 것이다.



#이명박#유죄#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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