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순자]산업기술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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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중립국 오스트리아는 인구 820만 명, 1인당 국민소득이 3만9400달러인 나라다. 1인당 관광수입 세계 1위, 관광경쟁력 세계 2위이며 국내총생산(GDP) 중 관광소득 비중(9%)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

모차르트 음악을 잘 각색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몬트제 성당, 예술가가 묻혀 있는 빈의 중앙묘지, 그라츠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고향, 그리고 모차르트 슈베르트 및 요한 슈트라우스의 살아 숨 쉬는 음악 연주가 대표적 관광자원이다. 또한 잘 훈련된 관광종사원의 고용창출과 관광객 소비는 이 나라를 유럽에서 두 번째 잘사는 나라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미국 최고의 관광 명소 1, 2위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3760만 명)와 라스베이거스의 번화가 ‘라스베이거스 스트리트’였다. 3위는 워싱턴의 내셔널몰이었다. 이들 두 나라 관광산업의 공통분모는 역사나 문화유적지 자체보다는 문화콘텐츠를 생동감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만드는 각색 능력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안팎인 대한민국은 오스트리아처럼 역사적 문화유적이나 예술가, 미국처럼 200여 년 역사의 뉴욕 시는 없다. 그러나 첨단기술이 접목된 산업기술을 문화로 잘 각색한 관광산업은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이며 고용창출과 소상공인 활성화 측면에서 정부가 찾고 있는 블루오션이고 젊은이가 찾는 서비스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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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광산업은 창경궁이나 석굴암 같은 정적인 볼거리 건축물에서 벗어나 생동감을 부가한 즐길거리의 콘텐츠를 요구한다. 관광객(고객)은 점점 젊은층으로 바뀌고 있어 그들의 요구가 점점 다른 패턴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난타나 마당극이 점점 인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2010년과 2012년을 ‘한국관광의 해’로 선포하고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작년에 외국인 782만 명이 한국을 방문했으니 가능한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프랑스 파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5000만 명이 넘는다. 그렇다면 201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에 중국인 1000만 명, 관광수입 400억 달러라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향상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관광객의 소비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첫째, 대한민국 50년 압축 성장의 근간인 산업기술을 볼거리와 즐길거리 문화로 각색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동남아의 한류를 한 계단 업그레이드한 아이디어로 서울 상암 DMC에 ‘누리꿈 스트리트’를 만든다. 겨울연가의 남이섬과 같은 짝퉁 콘텐츠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품 내용은 실제 영화를 촬영하고 만드는 편집과정, 또는 예능프로를 만드는 현장이다. 또 한국의 음식으로 김치나 불고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 요리 강습 3일 또는 5일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TV 등 전자제품의 제조과정을 스토리가 있는 관광 상품으로 포장하는 방안도 있다. 봉산탈춤이나 심청전 같은 공연에서 관광객이 직접 창이나 탈춤을 배우게 해도 좋다.

둘째, 관광객의 분류 즉, 국가별 연령별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콘텐츠 개발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이다. 의료 미용 패션 쇼핑 골프 음식 스키 수행여행 단체관광 개별관광 등 관광객의 소비를 제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관광객의 비자발급 완화정책, 관광명소의 외국어 표기, 수준 높은 외국인용 관광 가이드 배출, 숙박과 음식업소의 업그레이드,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의 유기적 관계 등 정부가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의 유기적 협조는 필수 요건이다.

최순자 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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