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안함 ‘정략적 의혹 제기’ 끝낼 때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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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최종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5월 20일 중간 발표 때의 결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천안함 폭침(爆沈)은 기습적으로 물속에서 이뤄진 데다 공격자들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아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북한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기에 충분한 객관적 과학적 증거가 확보됐다고 평가한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의 전문가들도 최종 보고서에 서명했다.

국내외 민간 및 군 전문가 73명이 3개월 이상 조사해 내린 최종 결론은 천안함이 북한에서 제조되고 사용되는 고성능 음향유도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는 것이다. 선체를 두 동강 낸 폭발력을 산출하기 위해 실시한 시뮬레이션 자료와 관련 사진이 이번에 보완됐다. 수중 폭발을 뒷받침하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상세한 진술도 처음 공개됐다. 보고서는 천안함이 좌초나 기뢰 폭발에 의해 침몰됐을 가능성을 모두 배제했다.

최종 보고서에서도 천안함 우현(右舷) 프로펠러가 휘어진 경위와 어뢰 추진체에서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어뢰 추진체에 적힌 ‘1번’ 표기 잉크 원료의 제조국도 규명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런 한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론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 하거나 혹은 정략적으로 제기한 무책임한 의혹들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사건 초기에 오락가락했던 군의 발표가 불신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 이념적 이유 때문에 조사 결과를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과학적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설득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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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9·11테러가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를 믿지 않고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이 여전히 인터넷에 나돌지만 이에 동조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도 천안함 조사 결과를 한국 국민의 30%에 가까운 사람이 믿지 않는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다. 책임 있는 정당이나 시민단체라면 국가안보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정략적 이념적 의혹 제기를 그만둘 때가 됐다.

정부와 군은 천안함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증거와 정보를 추가로 확보하는 노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남북통일이 이뤄진 후에라도 천안함 격침을 지령하고 실행한 북한 범죄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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