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해부대, 해적을 제압하기 바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청해부대 2진 대조영함은 지난해 9월 소말리아 연안에서 외국 상선 3척을 납치하려던 해적을 물리쳤다. 링스헬기는 사다리를 걸고 상선에 오르려던 해적들을 공격해 격퇴했다. 고속단정을 타고 출동한 해군은 해적선 2척에 승선해 해적을 제압한 뒤 잡혀 있던 예멘 선원 5명을 구출했다. 2009년 4월부터 소말리아 아덴 만에서 민간선박 호송과 해적 퇴치 활동을 하고 있는 해군 청해부대는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외국 선박을 해적의 손아귀에서 구해냈다.

대조영함에 이어 청해부대 3진으로 활약 중인 충무공 이순신함이 한국 선원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과 맞서게 됐다. 이순신함은 삼호해운 소속 유조선 삼호드림호를 4일 인도양에서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 추적 작전을 시작했다. 유조선에는 한국인 선원 5명과 필리핀인 선원 19명이 타고 있다. 막강한 기동력과 화력을 갖춘 청해부대와 소말리아의 해적들이 해상에서 맞붙으면 싸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든든한 이순신함이 곧 해적을 제압하고 우리 선원들을 구출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소말리아 해적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2000km 떨어진 인도양 한복판에서 삼호드림호를 납치했다. 아덴 만에서도 1500km나 떨어진 곳이지만 30만 t급 삼호드림호의 속도가 느려 이순신함이 30노트(시속 55.5km)로 달리면 오늘 중에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연합해군사령부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해적들이 모항(母港)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면 구출이 가능하다. 청해부대가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미국 프랑스 등 외국 해군과 해온 연합훈련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우리 선박 5척과 선원들은 협상을 통해 풀려났지만 억류기간이 37∼173일이나 됐다. 비싼 몸값을 지불하면 결과적으로 해적의 범죄를 지원하는 꼴이다. 청해부대를 파견한 뒤에도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미국 해군 특수부대 저격병들은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 3명을 사살하고 5일 동안 억류됐던 미국인 선장을 구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선장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해적을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을 내렸다. 이순신함 장병들이 한국 선박과 선원을 납치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작전 성공을 통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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