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인텔-AMD '고성능 CPU 대전'

  • 입력 2002년 1월 21일 18시 16분


연초부터 CPU(중앙연산장치·PC 두뇌 격의 칩) 시장에서 인텔과 AMD가 대격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인텔은 최근 지금까지 나온 PC용 CPU 가운데 가장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른 ‘펜티엄4 2.2㎓’를 선보였으며 AMD도 같은 날 고성능칩 ‘애슬론 XP2000+’를 내놓았다.

‘펜티엄4 2.2㎓’는 트랜지스터 약 5500만개가 집약돼, 초당 22억 회의 연산이 가능한 제품. 인텔은 이 제품에 첨단 반도체 가공 기술인 0.13㎛ 공정을 도입, 크기를 기존 펜티엄4 보다 30% 정도 줄였으며 15∼20%의 원가절감 효과도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MD도 지난해 11월 ‘애슬론 XP1900+’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 두달 만에 다시 1.67㎓ 속도의‘애슬론 XP200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현재 휴렛팩커드의 ‘파빌리온’과 컴팩의 ‘프리자리오’ 등 주요 PC업체의 CPU로 공급될 예정. AMD 김미애 차장은 “이 제품이 윈도XP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라며 “디지털 음악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는 고성능 PC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것은 이 두 업체가 각기 다른 전략의 마케팅 플랜을 짜고 있다는 점.

국내 CPU시장의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가진 인텔은 기존 PC업체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의 ‘교체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오미례 이사는 “소비자들은 윈도XP 등 변화된 OS환경에서 PC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고성능의 CPU를 원하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의 수요심리를 자극해 펜티엄4와 신제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반면 AMD는 인텔이 장악하고 있던 PC업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든다는 계획. 이미 삼보컴퓨터와 CPU 납품 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다른 대형 PC업체와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이밖에도 AMD는 PC게임방과 홈쇼핑 등 신규수요가 발생하는 ‘틈새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AMD코리아 김 차장은 “틈새시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였던 점유율을 올해는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텔이 신제품을 내놓은 뒤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해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조만간 인텔과 AMD 간 CPU가격 인하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