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이곳에 단속카메라]충북 증평읍 미암리길

  • 입력 1999년 3월 28일 17시 50분


충북 청주에서 36번 국도(왕복 4차로)를 타고 충주 쪽으로 가다 괴산군 증평읍을 빠져나온 운전자들은 순간적으로 달리고 싶은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청주에서 국도를 따라왔든 중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왔든 충주로 가려면 모두 증평읍을 지나야 한다. 그런데 읍내를 통과하는 1㎞ 구간에 신호등이 4개나 있어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된다.

이 구간을 벗어나면 운전자들은 속도를 높이게 마련이지만 81㎞이상 과속은 금물. 증평읍 미암리에 이르러 완만한 커브길을 돌아서면 예상치 못한 자동 과속단속카메라가 기다리고 있다. 충북도내에 설치된 단속카메라 8곳 중 가장 ‘실적’이 좋은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곳의 적발건수는 하루 평균 80건. 도내 단속카메라의 대당 평균 실적(49건)보다 배 정도 많다.

이 곳은 괴산의 화양계곡과 충주호 단양팔경 등 관광지로 가는 길목이어서 주말엔 적발건수가 평일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대전 경기 서울 등 외지 차량이 3분의2 이상을 차지한다.

카메라가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이같은 높은 적발건수가 의아스러울지 모른다. 경찰은 그 이유를 ‘해방감’과 ‘방심’으로 분석한다.

“증평읍내를 벗어난 해방감에다 주변이 평범한 논밭이어서 ‘설마 이런 곳에 단속카메라가 있을까’ 하는 방심으로 운전자들은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는 것 같습니다.”

시속 81∼90㎞로 달리다 단속된 차량이 적발 차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도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해준다.

〈괴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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