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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13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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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야간에는 낮시간대와는 달리 도로상황을 알기가 쉽지 않다. 가로등이 도로를 비춰주기는 하지만 운전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밝은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전조등을 켜고 달려도 조명범위에 한계가 있어 일정한 거리만 볼 수 있을 뿐이다. 또 운전자가 매일 같은 도로를 지날 때는 도로구조나 지형여건에 익숙하기 때문에 야간 교통사고 위험성이 낮지만 낯선 길을 이용할 때는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야간 공사가 한창인 도로는 더더욱 그러하다.
야간 도로공사를 하는 곳에 예고표지판을 설치하는 이유는 낯선 환경, 돌발상황에 대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기 위해서다.
미국의 경우 예고표지판을 반드시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하고 차로변경을 알리는 고무기둥 등 안전시설을 야광처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또 공사업체가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수시로 점검한다. 특히 플로리다 등 10여개 주에서는 공사구간의 제한속도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해 아주 무거운 벌금을 매긴다. 공사가 없는 일반도로에서 과속을 했을 때보다 벌금이 2배나 많다.
우리나라도 건설교통부가 96년에 ‘도로공사장 교통관리지침’을 만들었지만 실제 현장에선 예고표지판이 아예 없거나 공사장 바로 앞에 형식적으로 설치한 경우가 많아 사전 정보제공 역할을 못하고 있다.
손영태<명지대교수·교통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