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라자]주식투자 전문가 투자비결 귀띔

  • 입력 2002년 4월 10일 17시 42분



“상승초기에 있는 종목 가운데 외국인이 사기 시작하고 실적과 재무상태가 좋은 주식을 산다. 외국인이 사다가 쉬면 따라 쉬고 팔기 시작하면 같이 판다.”(LG증권 S씨)

“오르는 비싼 주식에만 투자하되 5∼10% 손해가 나면 무조건 손절매 하라. 절대로 남에게 맡겨 투자하지 말고 맡기려면 아예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간접상품을 골라라.”(대전 L씨)

“주식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일이다. 돈이 있어야 주가가 크게 오를 주식을 찾았을 때 살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질 때 물타기 하는 것은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손절매를 한 뒤 다음 기회를 기다려라.”(시카고투자컨설팅 김지민 박사)

“주식투자는 기다림의 싸움이다. 시장이 안 좋을 때는 현금을 갖고 주식을 사지 않으려고 버티기를 하고, 주가 상승기에는 갖고 있는 주식을 안 팔고 고통스럽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많이 아는 대학교수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유치원 학생의 투자수익률이 높은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은 기다림의 단순함을 누가 지킬 수 있느냐에 따른 것이다.”(튜브투자자문 김영수 사장)

종합주가지수가 작년 9월 460선에서 4월초 910대까지 급등했지만 주식투자를 해서 돈 번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아주 가끔씩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언론에 보도되지만 이미 돈을 모두 날린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고, 쓰린 가슴을 더 아프게 할 뿐이다.

주식투자로 돈 버는 사람들은 아주 단순한 원칙을 세워놓고 그것을 그대로 따른다. 전문가에게 좋은 주식을 찍어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보물선이나 신약개발 같은 ‘돈 되는 재료’를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많이 아는 것보다 쉬운 투자원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외국인 따라 사고 팔고▼

▽LG증권 S씨(43)〓10억원 대의 자금을 굴리는 전문 주식투자자 S씨는 ‘3박자’론이 성공 비결이다. 그는 증시가 3시에 문을 닫으면 6시까지 자리에 앉아 유망종목을 찾는다. 그의 기준은 3가지.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종목 가운데 외국인이 갑자기 사기 시작하는 종목에 우선 주목한다. 그런 종목의 주가그래프는 희한하게 상승초기일 때가 많다. 5일 20일 60일 120일 이동평균선이 한 점으로 수렴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상승폭도 크다.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할 것이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수익이 많이 나는 종목이다.

그는 지난해 계양전기와 KTB네트워크, 올해초에는 한진해운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은 두산중공업. 모두 위에서 말한 3박자를 갖춘 것들이다. 외국인이 사다가 한동안 쉴 때가 있다. 이때는 같이 쉬어야 한다. 며칠 지난뒤 더 사면 매집으로 보고 따라 사되, 팔면 차익실현으로 보고 즉각 매도해야 한다.

▼모르는 주식 쳐다도 안봐▼

▽대전의 L씨(51)〓주식투자로 3000만원을 30억원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진 그의 성공전략도 간단하다. 외국인이 사기 시작해 주가가 오르는 주식을 따라 샀다가 외국인이 팔기 시작하면 주가가 올라도 내다 판다. 그가 투자하는 종목은 삼성전자 롯데삼강 삼성SDI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휴맥스 LG마이크론 삼보컴퓨터 등이다. 모르는 주식과 싼 주식은 쳐다 보지 않는다. 주가지수선물과 옵션도 골치 아프게 공부하기 싫어 손을 대지 않는다.

그는 가급적 그날 사서 그날 여러번 사고 파는 데이트레이딩은 하지 않는다. 1시간에 한번 정도 컴퓨터를 켜고 HTS화면을 들여다 보고 나머지 시간은 꽃을 가꾸는 취미생활을 한다. 시세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리고 집안 살림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를땐 끝까지 버텨야▼

▽김지민 박사의 투자조언〓주식투자해서 돈버는 사람의 유형은 3가지 뿐이다. 첫째는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 둘째는 운좋은 사람, 셋째는 위험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다. 주식시장은 고스톱판이다. ‘공포의 칠각패’와 조커가 들어와서 피를 많이 먹어야 스리고에 피박을 씌울 수 있다. 청단 3쪽 가지고 3점 나려고 하다가는 돈 날리기 십상이다. 물타기는 물에 빠져 죽는 것과 똑같다. 30대 재벌도 물타기 하려다 절반이 망했다. 주력 산업에서 돈 빼서 안 되는 사업에 돈 집어넣다가 망하는 것처럼, 잘되는 주식을 팔고 안 되는 주식을 사는 것은 안 된다.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베팅하느냐도 중요하다. 1억원을 10등분해서 오르는 주식을 산다. 오르면 더 산다.

주식투자를 잘하려면 머리가 좋으면 안된다. IQ가 80이면 적당하다. 머리에 많이 들어 있으면 손절매를 못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오를까 내릴까를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내릴 때는 손절매 하고 오를 때는 끝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대침으로 허벅지를 찌르면서 참아라. 정 못 참겠으면 무인도에 있는 병원에 가서 입원해라.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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