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황교안의 한국당, 계파 청산과 미래 비전으로 거듭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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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새 대표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선출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 대선 후보군의 선두를 지켜오면서 대세론을 형성했고,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신상품 효과’가 맞물린 상승 작용이 황 대표의 승인(勝因)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6만8713표를 얻었다. 오세훈(4만2653표) 후보가 2위, 김진태(2만5924표) 후보가 3위였다. 오, 김 후보는 당원 투표 결과에선 비슷했으나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김 후보의 4배나 득표해 크게 앞섰다. 하지만 최고위원 선거에선 5·18 모독 논란에 휩싸인 김순례 의원이 당선권에 들었다.

이제 황 대표는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섰다. 당장 전대 이후로 미뤄놓은 5·18 망언 관련 김진태, 김순례 의원 징계 문제에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징계 수위 결정은 강경 우파와 중도 성향 지지층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복잡한 문제일 수 있지만 오로지 국민 눈높이만 바라보고 결단해야 한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변할 한반도 안보 지형에 대한 대응 전략과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제1야당의 대표는 국무총리와 달리 매 순간 결단을 내리는 정치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생경제 파탄과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 등 여권의 실정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한국당은 정작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을 황 대표는 직시해야 한다. 전당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당 지도부가 강경우파 그룹에 계속 휘둘린다면 미래는 없다. 대여 공세 동력은 자기 혁신에서 나온다.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거듭 태어나는 제2창당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당 혁신의 시작은 무엇보다 친박, 비박에 배박(背朴)까지 등장한 낡은 계파 프레임을 청산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 프레임을 놓고 갈라진 당을 하나로 묶어 세워야 중도로 외연을 넓혀갈 수 있다. 자기 혁신과 미래 비전의 두 바퀴가 굴러가야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황교안#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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