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마약-성매매 광고까지 포털 노출… 구글-네이버 자정 나서라

  • 동아일보

구글에서 ‘신분증 위조’를 검색 하자 불법 업자의 텔레그램 ID가 표시된 광고가 수십 건 표시됐다.
구글에서 ‘신분증 위조’를 검색 하자 불법 업자의 텔레그램 ID가 표시된 광고가 수십 건 표시됐다.
구글과 네이버 같은 검색 포털의 빈틈을 노리고 불법 광고물을 웹 문서 형태로 전단처럼 대량 살포하는 온라인 전단(웹 지라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신분증 위조와 허위 보험 청구서 발급부터 성매매나 마약 판매까지 원하는 광고물은 무엇이든 신속하게 만들어 검색 결과 상단에 뜨도록 해준다고 한다.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는 청소년을 비롯해 일반 이용자들이 유해 광고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불법 광고물이 버젓이 주요 검색 사이트에 올라오는 이유는 합법적인 사이트의 게시판을 ‘숙주’로 삼기 때문이다. 기업, 대학, 각종 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을 해킹하거나 누구나 접근 가능한 자유게시판에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광고 글을 도배해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작업 가능한 숙주 사이트가 5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웹 지라시 말고도 검색 로봇이 수집하기 쉬운 가짜 인터넷주소(URL)를 대량 생성해 상단 노출을 유도하는 ‘URL 지라시’ 수법도 확산하고 있다. 게시판에 글을 남길 필요가 없어 업자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웹 지라시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산업이지만 한국 인터넷 환경에서 유독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4년 발표된 해외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1190만 개의 웹 지라시 가운데 한국어 게시물 비중이 4.9%로 영어(1.7%)나 일본어(1.5%) 게시물보다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검색 포털에서 ‘신분증 위조’를 검색하면 불법 업체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ID가 담긴 광고물이 수십 개씩 뜬다. 국내 청소년을 비롯한 마약 사범들 대부분이 마약 구매 경로로 구글 검색을 지목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당국과 플랫폼 기업들은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해 동시다발로 유포되는 글에는 실시간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검색 포털이 범죄의 1차 관문이 돼 가는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경찰과 유관기관이 공조해 웹 지라시 제작 및 배포 업자를 단속하고, 불법 및 유해 광고물을 신속히 차단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들도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등 막대한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마약#성매매#검색 포털#불법 광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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