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셀트리온 새해 첫 행보, 3년 전 인수한 ‘다케다제약’ 사업권 분할 매각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1월 2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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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전문의약품 사업권 2099억에 매각
전문의약품 이어 일반의약품 사업권 매각 추진
싱가포르 소재 사모펀드와 계약
국내 사업권 매각 대상서 제외
국내 생산 전문의약품 아·태지역 독점 공급

합병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셀트리온이 새해 첫 행보로 제약분야 사업권 매각에 나선다. 지난 2020년 인수한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케어(Primary Care)’ 사업권리 중 국내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사업권을 3년 만에 되파는 것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본격적인 성장체제 마련을 위해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권리 일부를 분할해 매각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업권 매각은 국내를 제외한 아·태지역 전문의약품(ETC)과 아·태 전체지역 일반의약품(OTC)을 각각 분할해 진행할 예정이다. ETC 사업권 계약은 우선 체결됐다고 한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계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그룹이 ETC 사업권을 사들인다. 사업권 인수를 위해 CBC그룹은 해외 특수목적회사(HP Bidco 2)를 설립해 인수를 진행한다. 이번 ETC 사업권 매각·인수는 셀트리온APAC(아시아·태평양)과 CBC그룹 특수목적회사가 계약 주체가 된다.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당시 약 3100억 원을 들여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권을 인수했다. 이중 ETC 사업권을 이번에 약 2099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셀트리온그룹이 사업권을 인수할 당시 해당 ETC부문 가치는 전체 인수 자산의 46%에 해당하는 약 1380억 원(2020년 환율 기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인수 이후 매출 성장(3년 평균 13% 성장)과 생산 내재화를 통한 주요 제품 원가절감 실현 등 사업가치 상승 결과, 개량신약 개발 잠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ETC 사업권 매각 가격을 책정했다고 셀트리온그룹 측은 설명했다. 국내 ETC와 OTC 사업권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성분명 알로글립틴)와 액토스(피오글리타존),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아질사르탄)’ 등 주요 전문의약품(ETC)과 감기약 화이투벤 등 주요 일반의약품(OTC)에 대한 국내 사업권은 셀트리온그룹이 그대로 가져간다.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계약 주체인 셀트리온APAC은 매각 절차를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매각을 추진하면서 아·태지역 내 주요 ETC인 네시나와 이달비 독점 공급권은 셀트리온이 확보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면서 이들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개량신약에 대한 기대효과도 그대로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제품 공급은 셀트리온제약이 담당한다. OTC 사업권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상황으로 유력 후보업체와 세부 조율을 위한 마무리 협상 단계라고 한다. 협상 완료 시 다케다제약 인수에 따른 투자 수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핵심 사업 집중, 투자이익 조기 회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각 품목별 사업 시너지와 잠재성이 셀트리온그룹 매각 의지와 맞아 떨어지면서 빠르게 매각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대비 수익을 남기고 사업권을 매각하는 것으로 통합 셀트리온이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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