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 시그널]걸을 때마다 종아리 찌릿… 말초동맥질환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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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동맥질환
콜레스테롤, 혈관 막아 통증 유발…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심한 경우 발 괴사, 하지 절단도… 육류 섭취 줄이고 운동-금연해야

다리 등 말초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근육세포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걷거나 움직일 때 종아리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리 등 말초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근육세포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걷거나 움직일 때 종아리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다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걷다가 갑자기 종아리나 다리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면 말초동맥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조금 쉬면 금세 증상이 없어져서 단순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면 여러 혈관에 동시다발적으로 이상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나 하지 절단에 이를 수 있다.

말초동맥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근육세포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걷거나 움직일 때, 즉 에너지가 필요할 때 종아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말초동맥의 문제를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면 발에 괴사가 일어나서 결국 발가락이나 발목 등 하지를 절단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을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속의 모든 혈관은 이어져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LDL(저밀도)콜레스테롤이 다리의 동맥에 쌓여 있다면 다리의 동맥과 이어진 심장이나 뇌동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팔, 다리의 말초동맥에 질환이 있는 환자의 45%가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었고 33%는 뇌와 연결된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군데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등 문제가 생긴 상태를 ‘다혈관질환’이라고 한다.

심혈관질환 고위험이다 보니 사망률도 한 가지 동맥질환만 가진 환자보다 다혈관질환 환자가 높다. 한 연구에서는 심장과 팔, 다리의 동맥이 동시에 좁아지거나 막혔던 환자 5명 중 2명은 10년 내에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급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을 경험한 환자가 다혈관질환이 있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재발할 확률이 높았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말초동맥과 같이 다른 혈관은 건강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좋지 않은 생활습관은 개선하고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다면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혈관을 막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심혈관질환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담배도 끊어야 한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거나 발끝에 알 수 없는 궤양 등이 생긴다면 병원을 방문해 팔, 다리의 혈압을 재서 확인하는 ‘발목상완지수’나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말초동맥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혈관질환같이 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도 필요하다. 혈액이 굳은 덩어리인 ‘혈전’이 덜 생기도록 하는 아스피린과 저용량 항응고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말초동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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