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심하고 양 많을 땐 질환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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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생리통
자궁내막증-자궁근종 등 일수도 통증 참지만 말고 진통제 먹어야

한 달에 한 번, 여성들을 괴롭히는 것이 있다. 바로 생리통이다. 국내 여성 절반 이상이 생리통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숙명’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생리통은 원인을 알고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통증이 극심하고 생리양이 과다하다면 여성 질환의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발성 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하는 청소년부터 40대 미만 젊은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대개는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지 않는 ‘정상적인 통증’으로 분류된다. 생리 시작 직전이나 직후에 발생해 2, 3일간 지속되다가 가라앉는다. 주로 치골 위쪽 부위에서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꼬리뼈나 앞쪽 허벅지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원발성 생리통은 골반 장기에 이상 소견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생리와 함께 동반되는 통증이다. 통증의 주된 원인은 ‘자연스러운 자궁 환경의 변화’다. 생리 직전에 자궁 내막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분비가 많아지는데 이 물질은 자궁 근육의 강한 수축을 일으키고 산통과 유사한 통증을 유발한다. 혈류량 감소로 인한 자궁근의 허혈도 원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반면 통증이 일반적인 생리통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다면 골반 내 장기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등 질환이 일으키는 통증이다. 특히 자궁내막증에 의한 생리통은 생리 시작 하루 이틀 전에 발생해 생리 후에도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생리통이 없다가 20세 이후에 증상이 발생했거나 △매달 통증이 5, 6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생리 시작 후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생리통을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생리통으로 고생하면서도 내성을 걱정해 진통제 복용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박유나 예다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생리통은 참기보다는 적절한 진통제를 복용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며 “생리 전 가슴 통증이나 아랫배가 묵직한 느낌, 몸이 붓는 등 전조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미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원발성 생리통은 진통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조기에 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생리 직전이나 직후부터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복용하면 생리통을 줄일 수 있다.

피임기구를 이용해 생리통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자궁 내 시스템(IUS)’은 작은 T자형 프레임을 자궁 안에 넣어주는 피임 방법이다. 프레임에서 매일 일정량의 호르몬이 방출돼 피임이 가능한 자궁 안 환경을 만들어준다. 박 원장은 “루프 삽입은 피임 목적 외에 치료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부작용도 적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 내 시스템은 한 번 삽입으로 5년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자궁 안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장치를 제거하면 생식 능력도 회복된다. 장기 피임이 필요하거나 평소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매일 일정 시간에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여성이 사용하면 편리하다.

경구피임약은 생리양을 줄여줘 생리통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다면 경구피임약으로 주기를 조절하면 좋다. 하지만 흡연을 하는 여성은 혈전 등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높아 복용을 금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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