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에 ‘끈벌레’ 집단 출몰…어민들 조업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5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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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벌레. KBS 방송화면 캡쳐
끈벌레. KBS 방송화면 캡쳐
포식성 강한 ‘끈벌레’가 한강 하류에 집단 출몰했다. 한강에 끈벌레가 대량 출몰한 것은 2년 만이다. 끈벌레 출몰로 어획량이 급감하자 어민들은 ‘조업 중단’까지 선언했다.

5일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에 따르면 최근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붉은 색의 끈벌레가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다. 끈벌레는 길이 20~30㎝정도로 모래나 해조류 사이, 바위 밑에 서식하는 생물이다. 학계에서는 끈벌레가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고 작은 갑각류, 연체동물 등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2007년 봄 한강 하류에서 처음 확인됐고 2013년 대량으로 출몰해 어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문제는 이맘 때 한강 하류에서는 실뱀장어 잡이가 한창이라는 것. 어촌계 소속 어민 30여 명은 지난달 말부터 한 번에 1인당 7개의 그물을 설치해 실뱀장어 잡이에 나섰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그물에 셀 수 없이 많은 끈벌레가 걸리고 있다. 그물 한 개에 보통 300~500마리의 실뱀장어가 올라오는 데 함께 걸린 끈벌레 때문에 30마리 정도를 빼고 대부분 폐사했다. 실뱀장어 한 마리당 3000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500만 원 이상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어촌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끈벌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실뱀장어 대신 끈벌레만 그물에 올라온다”며 “수가 엄청나게 늘어 어떻게 손 쓸 틈도 없다.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급기야 어민들은 5일부터 어업 중단을 결정하고 정부에 재해 인정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조만간 끈벌레가 출몰한 한강 하류를 현장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앞서 국립수산과학원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2013년 합동 조사 때 끈벌레가 실뱀장어 생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려 어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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