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장이 안 좋다면 맵거나 찬 음식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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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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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선 만성적으로 소화가 안 되거나 배가 늘 아픈 환자를 식적(食積) 또는 담적(痰積)이라고 진단한다. 글자 그대로 음식물이나 담(痰)이 위장이나 장에 쌓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의 위나 장에는 해부학상 음식물 찌꺼기가 쌓일 수 없다. 식적이나 담적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로 위장의 운동기능 또는 감각기능이 잘못됐을 때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식적은 몸에 맞지 않는 음식물을 과도하게 먹거나, 음식물 섭취 후 움직이지 않을 때 많이 생긴다. 각종 스트레스 때문에 장의 상태가 나빠져도 생길 수 있다. 장의 건강이 나빠지면 대변이 불규칙해지고 가스가 많이 차고 배가 아플 때가 많다. 또한 얼굴에 뾰루지가 나거나 여드름이 많이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원인도 된다.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 비결은 음식에 있다. 우선 기름진 음식과 육류의 과잉 섭취는 장에 좋지 않다. 차가운 것을 많이 먹으면 위와 장에 냉기가 누적돼 대사가 느려지고 덩어리가 생기기 쉬운 조건이 된다. 맵거나 자극적인 것을 많이 먹으면 장에 열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항생제나 관절염에 먹는 소염진통제도 장의 유산균을 손상시키거나 장 점막에 손상을 입힌다. 장이 좋지 않으면 허리에 영향을 미쳐 지속적인 요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식적에 자주 걸리는 만성 위장장애 환자들에게 침, 뜸, 한약, 약침, 경락신경자극술 등을 실시한다. 문제가 되는 위장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치료의 1차 목표다. 침 치료는 막혀 있는 적체나 식적을 직접 풀어주는 기전을 이용한다. 장과 복부가 차갑다면 뜸 치료가 많이 도움이 된다. 생식은 장에 열이 많을 경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이 너무 차갑다면 생식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써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면역 기능을 높이는 한약 복용을 권한다. 이 약은 유산균을 증식시키거나 장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약재로 만든다. 한약으로 장의 염증을 치료하면서 유산균 증식을 촉진하고 장의 면역을 바로잡는다면 치료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조언을 받아야 한다.

송호철 대한한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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