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허약하면 항생제 안들어, 인체면역력 먼저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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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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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2차 수술까지 받고 퇴원한 남자 환자가 피부에 난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며 한의원을 찾아왔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항생제와 소염제를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다고 했다.

이 환자는 수술로 원기가 허약해져 인체에 흐르는 기(氣)가 집중되지 않아 병균의 침투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항생제도 듣지 않았던 것이다. 동의보감에 나온 대로 탁리소독음(托裏消毒飮)이라는 처방을 체질과 증상에 맞게 가감해 사용했는데, 눈에 띄게 환부의 상태가 좋아졌다.

병균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는 이따금 몸이 허약해진 틈을 타 더 무서운 병균을 키우기도 한다. 다시 말해 병균들이 항생제라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진화하는 것이다. 어떠한 항생제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도 병균 진화의 산물이다.

영화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슈퍼맨은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해내는 정의의 사도다. 지금까지 항생제가 이런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으로 인류는 악당 중의 악당을 만난 셈이다.

농약과 해충의 지루한 싸움 대신 오리와 우렁이 참게 등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이 해충을 죽이는 적절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병균과 인체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막는 방법은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항생제의 오남용을 막는 것이다.

인체가 스스로 저항력과 면역력을 갖추고 있으면, 굳이 강력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

임상에서 감염성 질환에 걸린 환자들을 관찰해보면, 어떤 환자들은 약을 쓰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치료되는 반면 어떤 환자들은 몇 개월을 두고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는 본인의 기력에 따라 병균과 맞서는 싸움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천연 약물인 한약은 부작용 없이 인체의 저항력과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예를 들어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한약재 중 하나인 ‘황금’ 성분의 면역력 증강 기전을 이용한 약품이다.

슈퍼박테리아의 급속한 감염에는 항생제를 쓸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슈퍼박테리아의 진화를 막기 위해서는 한약도 지속가능한 대체품으로 삼아야 한다.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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