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열대야 주범은 열섬현상”

  • 입력 2004년 8월 4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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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아침, 서울시민들은 잠에서 깨자마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찾아야 했다.

전날에 이어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아침 최저기온까지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열대야 현상이 뚜렷하게 대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이 25.1도인 반면 서울과 위도가 비슷한 경기 이천시와 양평군은 각각 22.3도, 22.5도였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이천 33.4도, 양평 32.7도로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도시별 최저기온 비교
날짜도시별 아침 최저기온
서울이천양평
3일25.7도23.6도23.1도
4일25.1도22.3도22.5도
5일(예상)25도23도23도

이처럼 대도시가 밤사이에 특히 더운 것은 ‘열섬현상(heat island)’과 관련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구조물로 뒤덮인 대도시는 태양열로 쉽게 달궈진다. 게다가 도시 내의 공장 주택 자동차 등이 연료를 연소시키면서 많은 열을 발생시켜 주변 지역보다 2∼5도가량 온도가 높아진다.

이런 현상은 같은 도시에서도 도시 중심부로 갈수록 심해져 도시 내에서 기온이 같은 지점을 선으로 연결시켜 보면 섬의 등고선 같은 형태를 띠게 된다. 이래서 열섬현상이라 부르는 것.

기상청 응용기상연구실 남재철 실장은 “도시의 아스팔트가 낮에 뜨거운 햇볕을 흡수했다가 밤에 열기를 내뿜기 때문에 열대야가 더욱 심한 것”이라며 “대도시와 주변 중소도시, 또는 농촌과의 아침 최저기온 차이가 최대 6∼7도에 이른다”고 말했다.

반면 녹지는 태양열을 받아도 아스팔트보다 서서히 데워지고 서서히 식어 녹지가 많은 곳은 더위가 덜하게 된다. 도시에서 옥상녹화 등을 통해 녹지공간을 확보하면 열섬현상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한편 5일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등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겠고 낮 최고기온도 서울 33도, 대구 34도 등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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