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탐사선 화성 ‘얼음 저수지’ 발견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탐사선을 통해 화성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화성에서 물이 과거에 존재했거나 현재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만한 방증(evidence)들이 제시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처럼 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명의 근원인 물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두 차례의 탐사선 실종으로 위축됐던 NASA의 화성 탐사 계획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관련기사▼

- 화성 생명체 논란

▽얼음 저수지 발견〓영국 BBC방송은 26일 NASA가 발사한 화성탐사선 ‘오디세이(odyssey)’가 화성 지표면 90㎝ 밑 땅 속에서 거대한 얼음 저수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화성 위도 60도 남쪽에서 발견된 이 얼음은 녹을 경우 화성 표면을 깊이 500m의 물로 모두 덮을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라고 전했다.

NASA는 30일 이 같은 발견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발견 내용 전체가 미국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에 실릴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NASA는 오디세이에 탑재한 감마선 분광계를 이용, 화성의 땅 속에 존재하는 수소에서 발산되는 감마선을 감지하는 수법으로 얼음을 찾아냈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이 수소는 얼음 결정에 들어있는 수소라는 것.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같은 탐사선에 설치된 중성자 분광계도 화성 지하 얼음의 증거를 송신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NASA는 이에 앞서 똑같은 분광계를 이용, 98년 달의 극점에서 얼음을 발견한 바 있다.

▽화성 탐사 ‘청신호’〓NASA는 최근 두 차례의 화성 탐사 실패로 크게 위축돼 있었다. 99년 9월엔 화성 기후 탐사선이 소프트웨어 고장으로 항해 도중 실종됐으며, 같은해 12월엔 화성 극지 탐사선이 화성 착륙 도중 화성의 대기 마찰열을 이기지 못하고 불타버렸다. 이번에 오디세이 탐사선이 화성에 착륙하지 않고 400㎞ 상공에서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착륙 실패에 따른 것.

화성은 또 지구에서 발사된 우주선이 도달하는 데만 6개월가량 걸리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디세이 발사에 들어간 비용만 3860억원이며, NASA의 향후 10년간 연구비만도 5억달러(약 6500억원)에 이른다.

얼음의 존재 확인은 이런 역경 속에 얻어진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화성 탐사 계획 ‘비글2 프로젝트’의 리더 콜린 필링거 박사는 “이번 발견은 최근 수십년간 우주 탐사의 이정표적 사건”이라며 “이를 계기로 각국의 화성 탐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화성의 제원▼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태양-지구 거리의 1.52배(2억2,800만km)

1년의 길이 1.88년(지구: 1년)

자전축 기울기 25.19도(지구: 23.5도)

적도반경 3397km(지구: 6378km)

질량 0.64×1024kg(지구의 0.11배)

평균밀도 3.94g/cm3(지구: 5.52)

자전주기 1.03일(지구: 1일)

유효온도 -43℃(지구: 7℃)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일지▼

1999. 9.15 화성 기후 탐사선 발사…탐사선 실종

1999.12. 3 화성 극지 착륙선 착륙 실패 뒤 신호 두절

2000.12. 4 "호수 바다서 생성되는 충적층 발견-물 방증" 발표

2001. 4. 7 화성 탐사선 '오딧세이' 발사

2002. 3. 1 NASA 과학자, "화성에 물 많이 있는 듯" 주장

2002. 5.30 "화성에 대규모 얼음 존재" 공식 발표 예정

2003 화성 착륙 탐사선 발사 추진 계획 (예상)

2011 화성 토양, 물 채집 귀환 가능성 (예상)

*자료 - 미항공우주국

▼화성 탐사선 '오딧세이' 제원▼

무게 725kg

길이 2.1m

높이 1.7m

너비 2.6m

발사 일시 2001.4.7

임무 기간 2004년까지

탐사비용 2억9700만달러(약 3860억원)

임무 물 존재 확인

화성 지도 작성

화성 광물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