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건강학]어지럼증은 질병 신호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나이들면서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지럼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현기증’은 흔히 빈혈이라고 잘못 표현되는데 한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해지는 느낌으로 뇌에 혈액이 적게 흘러 산소가 부족해 생긴다. ‘현훈’은 자기 주위의 물체가 빙빙 돌아가는 느낌으로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귀 속의 ‘말초전정기관’ 또는 이와 관련된 중추신경계의 이상 때문에 나타난다.

현기증은 머릿속이 텅 비어서 휑한 느낌, 공중에 떠다니는 듯한 느낌, 멀미하는 느낌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두통, 귀울림, 난청, 물체가 둘로 보임, 실신, 흉통, 두근거림, 구역질, 구토 등 다른 증세가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이에 반해 현훈은 눈을 뜨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증세가 심해지고 이명 청력장애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현기증은 빈혈, 부정맥, 협심증, 탈수 또는 출혈로 생긴 저혈압, 고혈압, 뇌동맥경화, 뇌졸중 등 원인이 다양하다. 흡연, 카페인 과다섭취, 과도한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도 관계된다.

또 현훈은 내이(內耳)의 손상, 내이염, 신체 균형유지 관련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과 관련있다.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의 마비증상 등이 동반되면 중추신경계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대체로 말초전정기관의 이상이 원인이면 증상이 심하더라도 대개 1, 2주 내에 호전이 되지만 간혹 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에 비해 중추신경계의 이상이나 심혈관계의 이상이 원인이면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을 대단치 않게 여겨 적당히 자가치료를 하면 큰일이 날 수 있다. 특히 중년기 이후엔 중요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증상이 되풀이되거나 계속될 때 또는 악화될 때엔 지체없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김기락(서울중앙병원 건강증진센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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