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線形의 과학]혈압등 인체신호, 불규칙해야 건강

  • 입력 1998년 2월 18일 09시 19분


‘인체의 신호는 불규칙해야 정상이다.’ 인간은 입력된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과 다르다. 사람의 몸은 또 하나의 거대한 우주. 외부에서 주어지는 갖가지 신호에 따라 복잡하게 반응한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일정한 공식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 공식을 찾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카오스’적이다. 인체가 보내는 신호 가운데 규칙적인 것이 있을까. 호흡수 혈압 심장박동수 뇌파…. 인체가 내보내는 어떤 신호도 단순하지 않다. 매번 같은 신호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 복잡함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일정한 패턴을 찾을 수 있다. 심장 박동수를 예로 들어보자. 심장 박동수가 규칙적이고 일정해야 정상일까, 아니면 불규칙해야 할까. 삼성서울병원 김준수교수(순환기내과)는 “상식적으로 정상인의 심장박동수는 잘 때와 운동할 때가 서로 다른 게 정상”이라며 “잴 때마다 미묘하게 조금씩 다른 게 건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심장박동수가 오히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될 때.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 심장은 인체에 들어오는 여러가지 변수가 바뀔 때마다 그에 맞춰 반응한다. 바깥의 변수가 바뀌는 데 따른 반응을 매번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체가 보내는 다른 신호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일정한 패턴은 있지만 늘 불규칙해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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