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세대]<8·끝>외국의 IP세대는?

입력 2008-10-11 02:56수정 2009-09-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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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영파워 “내가 곧 중심, 필 꽂히면 뭐든지 한다”

《“아키바계(일본), 바링허우(중국), Y세대(미국), 유튜브세대(전 세계)….” 해외 신세대를 가리키는 다양한 말이다. 이처럼 신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선 한국의 2030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 일본 아키바계(系)

광적인 마니아들… 日문화 세계에 전파

8월 2일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는 ‘코스프레 서밋’이라는 이색대회가 열렸다. 코스프레는 영어의 코스튬(의상)과 플레이(놀이)를 합성한 말로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이 대회에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세계 13개국에서 지역 예선을 뚫은 20대 젊은이들이 참여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일본 아키바계가 만들어낸 하위문화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키바계는 ‘일본식 마니아’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로까지 자리 잡은 ‘오타쿠(OTAKU)’가 더욱 세분화하고 진보하면서 형성된 일본의 젊은 세대를 가리킨다.

아키바계는 초창기에는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다. 이들의 성지라는 아키하바라(秋葉原)에는 각종 전자제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기, 캐릭터 상품을 파는 전문점이 즐비하다.

아키바계 중엔 아르바이트를 통해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젊은 층도 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상품이 있으면 몇 달치 월급을 쏟아 붓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광적으로 빠져드는 이들의 문화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세계를 제패하게 만드는 토양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미국 Y세대

삶의 질 중시… 기존세대와 다른 것 추구

경제전문지 포천은 올해 Y세대를 상대로 선호하는 회사를 조사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상위 18개 회사 중 전체 직원 수가 1만 명이 넘는 곳은 4개 사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Y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까지 출생한 세대 중 기존 세대와는 뭔가 다른 것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직장 선택에서도 높은 연봉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직장 만족도, 나아가 ‘쿨’한 이미지 역시 그들에겐 중요하다.

최신 기술과 정보를 추구하는 것 역시 Y세대의 특징.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일렉트로닉 아츠(EA)’만큼 좋은 직장을 찾기 힘들다. 게임기 구매 지원, 공짜 DVD 도서관, 매년 무료 게임 타이틀 10개 제공 등 부수적인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Y세대는 여러 면에서 별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18∼25세 인구 중 30% 이상이 몸에 새긴 문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몸 이곳저곳에 한 피어싱 역시 자신을 나타내는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Y세대는 자아도취 경향이 강해 ‘나르시시즘 세대’로도 불린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대학생 1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나는 중요한 존재다’, ‘나는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고 답한 학생들이 25년 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aewon_ha@donga.com

■ 유럽 글로벌 세대

국경 넘나들며 자력으로 공부-취업

프랑스의 마리 안 부에(17) 양은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바칼로레아)을 끝낸 뒤 영국으로 ‘트라바유 오 페르’를 떠났다.

트라바유 오 페르는 외국인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집안일을 돌보거나 아이를 봐주는 대가로 숙식을 제공받고 용돈으로 쓸 돈도 버는 프로그램.

프랑스는 유럽에서 영어를 가장 못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영어는 잘해서 뭘해’라며 자존심을 내세우던 프랑스인은 많이 사라졌고 신세대 사이에서는 영어를 익히기 위해 수개월씩 트라바유 오 페르를 떠나는 것이 필수코스가 됐다.

독일 젊은이들도 역시 영어권으로 ‘아르바이트 오 페르’를 많이 떠나지만 프랑스로도 많이 건너온다.

유럽의 젊은이는 한 가지 언어만으로는 직장을 구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유럽 전체가 하나로 엮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건 독일이건 부모가 어학연수비를 대주는 일은 많지 않다.

루이 쇼벨 파리정치학교 사회학 교수는 “노동시장이 경직된 유럽은 능력 있는 젊은 세대가 부모 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 자신들끼리 심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중국 바링허우

‘이기적 小황제’서 ‘올림픽 주역’으로

중국 신세대는 ‘바링허우(80后)’로 불린다. 바링허우란 대개 1980년 이후 출생자를 가리킨다. 이들은 계획경제 시절 배우고 자란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바링허우 작가인 한한(韓寒·26) 씨가 2000년 고교생의 학교생활과 애정을 그린 첫 작품 ‘싼충먼(三重門)’을 발표하자 기성세대는 경악했다.

사회주의 이상사회를 모범적으로 그리던 기존 소설과 달리 ‘공부도 못하면서 연애나 하는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무책임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바링허우는 ‘잃어버린 세대’, ‘무책임한 세대’, ‘이기적인 세대’, ‘반역 세대’ 등으로 불리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 자녀 낳기 운동’으로 가족 사랑을 독점하고 비교적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성장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점도 부정적인 인식에 한몫을 했다.

이런 인식이 바뀐 것은 올해 들어서다. 티베트 독립 시위와 쓰촨(四川) 대지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치르면서 서방의 비판에 불매운동으로 맞서고 아무런 대가 없이 지진 구호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의연금을 내는 새로운 모습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맹목적인 민족주의’는 적잖은 우려를 낳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날조 기사와 헛소문을 퍼뜨리는 이들도 대부분 바링허우로 드러나 ‘인터넷 폭민(暴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우린 유튜브로 통해요”

소소한 일상이라도 동영상 올려

인기 얻으면 하루새 월드스타로

영국에 사는 평범한 청년 알렉스 데이(19) 씨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비디오 일기를 게시하면서 ‘유튜브 스타’로 떠올랐다. 소소한 일상을 소형 카메라에 담은 그의 유튜브 일기는 가입 회원만 3만 명에 이른다.

데이 씨처럼 온라인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유튜브 세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 싱크탱크인 ‘데모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들어 영국인들이 시청한 유튜브 동영상은 매달 총 36억 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56%나 늘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의 유튜브 시청자는 현재 2000만 명이다.

BBC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영국인이 650만 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유튜브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에서도 유튜브는 ‘거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 연구기관인 컴스코어는 올해 5월 유튜브 동영상이 미국 누리꾼이 시청한 인터넷 동영상의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위인 폭스인터랙티브 미디어의 점유율은 6.4%에 그쳤다.

이처럼 유튜브가 인기를 끌면서 정치권에서도 젊은 ‘유튜브 세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동영상 홍보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가 최초의 ‘유튜브 정치인’으로 인기가 높아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에선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저팬의 올해 상반기 검색어 1위에 유튜브가 올랐다. 지난해 2위에 그쳤던 유튜브가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도 갈수록 각광받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유튜브는 일본 기업들의 신제품 홍보나 가수들의 신곡 공개 등 새로운 미디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월드스타로 부상한 사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평범한 휴대전화 외판원이던 폴 포츠 씨가 가수의 꿈을 이룬 뒤 하루아침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게 된 계기도 유튜브를 통해 그의 동영상이 확산됐기 때문.

그러나 각국 누리꾼들이 지나치게 유튜브에 집착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용맹함이나 힘을 과시할 목적으로 위험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독일에선 최근 한 남성이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 오토바이에 줄을 맨 채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시속 100km로 달리는 아찔한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문제가 됐다. 영국에서도 청소년들이 고층건물 옥상 사이를 뛰어넘거나 지붕에서 떨어지는 ‘루프 점프(roof jump)’ 동영상을 촬영하다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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