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色이다]色을 즐기는 노인들이 치매없이 오래산다

  • 입력 2005년 5월 27일 0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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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고유한 파장과 진동수를 갖는 에너지의 한 형태로 생명체에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 이 것을 임상에 적용한 것이 바로 색채 치료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형태인 색은 뇌에 영향을 미쳐 자율신경계의 균형에 관여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치료의 방법으로 사용됐다.

인간의 피부는 건강을 알려주는 감지장치로 한방에서는 색진(色診)이라 해 얼굴색의 변화를 통해 오장육부의 상태를 진단한다. ‘안색이 나쁘다’거나 ‘파랗게 질린다’는 말에서 보듯 피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 피부색이 바뀐다. 몸은 기분좋은 색채 환경에서 색과 빛을 통해 자연 치유력을 촉진시킨다.

언어와 논리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뇌의 기능을 편협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색을 이용한 표현 행위는 말로써 드러내기 힘든 감정을 자유롭게 하는 해방구 역할을 한다.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삼거나 집안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좋은 색채 활용법이다. 옷 색깔을 골라 입는 행위나 색조 화장도 색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는 일종의 창조적 행위이다. 색을 이용하는 기쁨은 감각을 자극해 뇌에 균형 잡힌 활력을 불어넣는다. 생활에서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쾌감이 생겨나고 의욕도 높아진다.

경기도는 경로당에서 화투 치며 소일하는 노인들에게 형형색색 포장용 끈을 제공해 바구니와 같은 생활 용품을 만들게 하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작업은 노인들에게 잃었던 감각을 되찾게 하고 육체적 정신적 노화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장려할 일이다.

색을 즐기는 노인들은 치매에 걸릴 우려가 적고 오래 살 확률도 높다. 색을 마음껏 표현하는 화가들이 장수하는 경향이 있다.

평균 수명이 24세였던 조선 시대, 직업 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은 환갑을 넘겨 살았고 진경 산수를 개척한 겸재 정선은 83세로 장수했다. 현대 미술의 지평을 연 피카소는 92세, 운보 김기창 화백은 88세에 타계할 때까지 왕성하게 그림을 그렸다. 적극적으로 색을 사용하는 생활은 온갖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치료 효과가 좋은 색은 빨강과 파랑이다. 순수한 색일수록 몸의 반응이 빠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에 다양하게 소개되는 색채 치료 방법과 효과 중에는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끝-

성기혁 경복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khsung@kyungb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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