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 ‘도그빌’ 마지막 총살 장면이 노르웨이 테러범에 영감 줬다니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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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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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출신 라스 폰 트리에 감독

“내 작품 중 최고로 여기는 ‘도그빌’이 학살극의 시나리오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도그빌’, ‘글래디에이터’ ‘300’ 등 세 편을 꼽았던 것으로 알려지자 ‘도그빌’의 메가폰을 잡았던 덴마크 출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폰 트리에 감독은 7월 30일 덴마크 일간 폴리티켄과의 인터뷰에서 “그 영화를 만든 것에 대해 슬프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은 ‘예스’”라고 말했다.

‘도그빌’의 한 장면. 주민들의 배신과 학대에 내몰린 주인공 그레이스(가운데·니콜 키드먼)가 복수를 결심하고 주민들을 모두 총살한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도그빌’의 한 장면. 주민들의 배신과 학대에 내몰린 주인공 그레이스(가운데·니콜 키드먼)가 복수를 결심하고 주민들을 모두 총살한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그는 “고통스럽게도 주민이 모두 총살당하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우퇴위아 섬에서 일어난 테러와 상당 부분 흡사하다”며 “내 영화의 의도는 대중에게 폭력의 위험성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지 영감을 주기 위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도그빌은 작은 마을로 찾아든 이방인 주인공(니콜 키드먼 분)이 처음에는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주민들이 나중엔 자신의 약점을 알고 성적학대 등 가혹한 대우를 하며 죽이려하자 복수를 결심, 마을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죽인다는 줄거리다. 광기에 사로잡힌 극우 기독교근본주의자인 브레이비크의 범행과 영화 속 주인공은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영화 속 집단학살이란 요소 때문에 구설에 오른 것이다.
“노르웨이 왕궁-집권당사도 브레이비크 테러대상 올라”

한편 노르웨이 일간지 ‘베르덴스강’에 따르면 노르웨이 왕궁과 집권 노동당 당사도 브레이비크의 테러 대상 목록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궁은 상징성 때문에, 노동당사는 다문화사회를 만들어낸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공격 목표로 생각했다는 것.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브레이비크가 범행에 사용한 무기 및 폭탄제조용 화학물질을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에서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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