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클래퍼 “北 SLBM 개발속도 빨라… 실전배치 앞당겨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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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정보국장 극비 방한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북한의 노동당 대회(5월 6일)를 불과 이틀 앞두고 극비리에 방한한 배경과 논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회를 전후해 북한이 ‘핵단추’를 누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 외교 안보라인과 사전 협의를 갖고 사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 미 정보기관 수장이 한국을 찾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 3월 중순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 시험을 하라’고 지시한 만큼 4차 때처럼 기습적으로 핵 도발에 나설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모든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공통된 평가”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지시만 하면 당장이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후통첩성 경고’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부담을 느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주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이 당 대회 이후 올해 말 미국 대선까지 대내외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노려 ‘핵 도발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청와대와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두 가지 가능성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추가 배치와 초고강도 대북 제재 등 다양한 ‘대북 채찍수단’이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과 개발 실태도 핵심 현안으로 논의됐다. 특히 클래퍼 국장은 지난달 북한이 쏴 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뒤 “예상보다 개발 속도가 빨라 실전 배치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SLBM이 실전 배치되려면 3, 4년이 걸릴 것이고, 역량을 집중할 경우 더 이른 시기에 전력화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아울러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KN-08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실전 배치되면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클래퍼 국장은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북한의 KN-08 미사일이 실전 배치 수순에 들어갔다고 미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됐다고 한다. 클래퍼 국장과 한국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북한의 핵 소형화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추후 관련 첩보를 면밀히 수집 분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과 사이버 공격에 대한 한미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클래퍼#slbm#노동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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