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합의” 다음날 美-이란 교전…트럼프 “가볍게 툭 친 것, 휴전 유효”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8일 15시 44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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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이란과 종전 합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인 7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주고받았다. 앞서 양국이 종전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지만, 이날 무력충돌로 협상이 다시 교착 국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선 양측이 종전 합의를 앞두고 최대한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신경전에 나선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은 유효하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오만만으로 이동하던 중 이란이 이유 없는 공격을 가했다”며 “이에 이를 요격하고 자위권 차원으로 반격했다”고 밝혔다. USS 트럭스턴호·라파엘 페랄타호·메이슨호 등이 해협을 통과할 때 이란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소형 보트들을 동원해 공격했다는 것. 또 대응 차원에서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 기지, 지휘통제소, 정보·감시·정찰 거점 등을 타격했다고 했다. 중부사령부는 “미군 자산 피해는 없었다”며 “확전을 추구하진 않지만 미군 보호를 위해 필요한 태세를 유지하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 구축함들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됐지만 손쉽게 격추됐고, 날아온 드론들도 공중에서 불태워졌다”며 이란의 공격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란 드론 등이 “마치 무덤으로 떨어지는 나비처럼 아주 아름답게 바다로 추락했다”고 했다. 또 이번에 공격받은 구축함들은 다시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작전에 합류한다며 “이는 진정한 ‘강철의 장벽(Wall of Steel)’”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란 관영 언론들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교전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 교전의 원인을 미국이 먼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란 유조선을 나포하려고 한 미군을 향해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이 타격을 받아 후퇴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각국 선박들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의 일시 중단을 5일 발표했음에도, 미군 구축함들을 보낸 데 대해 일종의 ‘압박 전술’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계속 주장하자,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려 이란을 압박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미군 구축함 공격은 “단지 가볍게 툭 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교전한 지 수 시간 만에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가 이란발 드론 및 미사일 요격에 나섰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미군에 기지 및 영공 사용권을 다시 부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앞서 사우디가 자국 공군기지에서 미군 항공기의 이륙과 영공 통과를 불허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일시 중단을 발표한 것도 사우디와 쿠웨이트의 기지 및 영공 사용권 불허 때문이었다고 WSJ가 보도했다. 양국이 미군에 기지 및 영공 사용권을 다시 부여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프리덤 프로젝트 작전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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