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콘서트 이틀 전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경북 구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구미시가 이승환과 공연 예매자들에게 총 1억2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13단독 박남준 부장판사는 이승환과 소속사 드림팩토리클럽, 공연 예매자 100명이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낸 2억5000만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미시는 이승환에게 3500만 원, 드림팩토리클럽에 7500만 원, 예매자 100명에게 각 15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구미시는 2024년 12월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35주년 콘서트 ‘헤븐’(HEAVEN)을 공연 이틀 전에 취소했다. 이에 앞서 이승환은 같은 달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날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고 밝힌 바 있다.
구미시가 ‘정치적 선동과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이승환 측은 거절했다.
구미시 측은 13개 보수단체가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공연 반대 집회를 열자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안전상 이유로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이승환과 소속사, 공연 예매자들은 대관 취소로 공연이 무산되면서 정신적·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1심 선고 후 이승환은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는 오늘 일방적 공연 취소의 위법성, 서약서 강요의 불법성,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구미시의 무책임 등을 모두 인정했다”면서도 “김 시장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못내 아쉬운 판결”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항소해 끝까지 정의를 묻겠다”며 “행정권력이 결코 침범해선 안 되는 음악인의 양심과 예술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측 대리인은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구미시를 넘어 김 시장에 대한 개인 책임도 묻고자 했으나 재판부는 명확히 입증되지 못했다고 본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항소할 것이고, 김 시장에 대한 당사자 신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환은 구미시 측이 요구한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가 예술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2월 헌법소원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사전 심사 단계에서 각하했다. 헌재는 서약서 요구 행위가 이미 끝났기에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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