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핵군축’ 만료 눈앞… 中, 핵전력 개발 박차

  • 동아일보

‘핵무기 수 제한’ 조약 5일 효력 끝나
中, 트럼프의 ‘핵군축 동참’ 제안 거절
美-러 핵경쟁 재개… 中 참전 가능성

[베이징=신화/뉴시스]
[베이징=신화/뉴시스]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5일 만료를 앞두고, 중국의 지속적인 핵개발과 미국의 견제로 핵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전망했다.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전략핵 탄두를 1550개로 제한하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약 만료에 대해 “더 나은 협정을 맺을 것”이라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핵통제가 없는 새로운 현실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대로 뉴스타트 연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계는 1972년 이래 50여 년 만에 미-러의 핵무기를 제한하는 조약이 없는 불안정한 시기를 맞게 된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3일 류빈(劉彬) 중국 외교부 차관은 세르게이 럅코프 외교부 차관과의 중-러 전략 안정 협의에서 “국제 군비통제 조약의 효력과 권위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제안한 뉴스타트 1년 연장을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제시한 건설적 제안을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핵군축 협상이 필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

중국은 겉으로는 미-러의 핵군축 협상이 연장되길 희망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론 미-러와의 핵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2023년 이후 매년 약 100기씩 늘어 지난해 기준 약 600기에 달한다. 세계 9개 핵보유국 중 가장 빠른 핵무기 증가세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약 1500기의 핵탄두를 확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은 올해부터 시행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에서 ‘전략적 억지력’ 강화를 명시했다.

맬컴 데이비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선임분석가는 SCMP에 “미-러 간 핵군비 경쟁이 재개될 경우 중국도 핵전력 확장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는 다시 모스크바와 워싱턴의 대응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내부에선 미국이 핵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핵사용을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핵군축 조약은 이미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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