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스트레스 많으면 ‘4-7-8 호흡법’ 해보세요

  • 동아일보

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장

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장
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장
왠지 모르게 피곤한 오후에 뚝뚝 끊기는 집중력과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감기. 우리는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그저 컨디션 탓으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우리가 하루 2만 번 이상 조절하는 마스터 스위치, 바로 당신의 ‘숨’에 있다면 어떨까.

우리가 코를 통해 들이마신 공기는 부비동(코곁굴)에서 생성되는 일산화질소와 함께 섞여 폐로 들어간다. 이 일산화질소 가스는 강력한 혈관 확장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한다. 폐포 내에서 일산화질소는 폐혈관을 확장시키고 기관지를 이완해 공기와 혈액의 산소 교환을 촉진한다. 그 결과 코로 호흡할 때 혈중 산소포화도가 더 높게 유지되고 산소 전달 효율이 향상된다.

코로 호흡할 때 몸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 환기되지 않으면서 대사에 필요한 산소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근육이나 뇌 등 조직 세포는 충분한 산소를 받아 포도당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키고 아데노신 3인산(ATP)을 생성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대사가 원활해지고 젖산 등 피로 물질 축적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코로 호흡할 때 함께 흡입되는 일산화질소는 면역학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와 부비동에서 생성된 일산화질소 가스는 항균 및 항바이러스 성질을 가지고 있어 흡입되는 공기 속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또 코로 호흡하는 것은 신진대사와 호르몬 분비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깊고 규칙적인 코 호흡은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고, 양질의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만성적으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습관은 입안을 사막처럼 건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침은 우리 입속의 ‘숨은 영웅’이다. 천연 항균 세정제이자, 부식성 산을 중화시키고 음식물 찌꺼기를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구강 호흡은 이 필수적인 보호막을 증발시켜 치아와 잇몸을 공격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침의 방어막이 무력화되면 입속 세균이 쉽게 번식해 충치, 잇몸병, 불쾌한 입냄새의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코로 숨 쉬는 단순한 행위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호흡법에는 많은 방법이 알려져 있는데, 그중 ‘4-7-8 호흡법’은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적 안정을 도와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4는 들이마시는 숨, 7은 숨을 참고, 8은 코로 천천히 내쉬는 비율을 말한다. 이 호흡법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고 호르몬 균형을 맞춰 정신적 명료함을 높여준다. 오늘부터 당신의 일상적인 호흡에 귀 기울여 보자.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몸과 마음에 놀라운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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