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의총 4시간… 다음날 또 공방
“정 의원” 부르자 “‘님’자를 붙여라”… 조광한-친한 정성국 의총서 고성
“조, 손가락질 하며 ‘너 나와’ 도발”… “정이 ‘얻다 대고’라고 해” 장외 설전
당내 “뭉쳐도 모자랄 판에 싸움만”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불거진 당 내홍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일 약 4시간 동안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고성과 반말, 삿대질이 오간 아수라장으로 끝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의총에서 설전을 벌였던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과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이 다음 날인 3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전과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비공개 의총에서 벌어진 충돌의 전모가 알려진 것. 당 안팎에선 “6·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뭉쳐서 표를 읍소해도 모자랄 판에 감정싸움을 벌이는 촌극을 노출한 것”이라며 “부끄러운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장외 설전으로 이어진 의총 충돌
정 의원과 조 최고위원은 3일 각각 SNS를 통해 전날 충돌에 대한 글을 올려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들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42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전환되자 곧바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의원 아닌 사람이 왜 여기에 들어와 있습니까?”(한지아 의원)
“의원 아닌 사람이 참석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권영진 의원)
친한계 한 의원과 당내 개혁·소장그룹 ‘대안과 미래’ 소속 권 의원은 조 최고위원 등 원외 인사들이 의총에 참석한 것을 문제 삼았다. 장 대표가 지난달 8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조 최고위원은 2024년 7월 전당대회 당시 한 전 대표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작성을 주도한 바 있다. 의총이 진행되면서 조 최고위원이 발언권까지 요청하자 친한계는 더 거세게 반발했다.
“발언하지 마!”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송 원내대표는 일단 의원들을 진정시키고 조 최고위원에게 발언권을 줬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들만의 정당이 아닙니다. 국회의원직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닙니다.”(조 최고위원)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정 의원)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던 조 최고위원은 정 의원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너 나와.”(조 최고위원)
“나왔다 어쩔래?”(정 의원)
의총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주변에서 정 의원과 조 최고위원을 말린 끝에야 상황은 진정됐다. 정 의원은 자신을 ‘정 의원’이라고 호칭한 조 최고위원에게 “‘님’ 자를 붙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한계 관계자는 “지도부가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스피커로 동원했다는 지적이 있어 조 최고위원 역시 그런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지지율 20% 당 대표가 지지율 51%를 어떻게 만들지 복안을 말해 달라. 못 할 것 같으면 자리를 내려놓으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 “정성국 의원 사퇴해야” vs “홍위병 원외 인사”
정 의원과 조 최고위원은 3일에도 장외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조 최고위원은 발언을 마친 뒤 의총장을 나가면서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야 인마, 너 나와’라는 도발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최고위원은 “저는 ‘야 인마’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며 “‘밖에 나가서 나하고 얘기 좀 합시다’ 하자 정 의원이 ‘이게 국회의원에게 얻다 대고’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나이가 열 살 이상 많다”며 “계속되는 아주 고압적이고 무례한 태도에 제가 한 정확한 말은 ‘너 좀 나와 봐’, 이 말이 제가 한 말의 전부”라고 했다.
이에 정 의원은 3일 오후 다시 글을 올려 “‘어디서 감히 의원에게’라는 그런 표현은 결단코 한 적이 없다”며 “조직부총장을 역임하면서 평소 고생하는 원외위원장님들의 고충을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원외위원장님들을 폄하할 이유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제명에 이어 당 내홍 수습을 위한 의총까지 아수라장이 되자 당내 갈등은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원들과 연대하여 끝까지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의원총회 의장인 송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이른바 ‘윤 어게인(again)’의 홍위병 역할, 장 대표의 홍위병 역할을 할 만한 원외 인사들을 지난번 의총에서도 불러가지고 그때도 좀 사달이 났었다”며 “책임 추궁이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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