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티아모 밀라노]
[밀라노 겨울올림픽 D-2]
모든 선수 첫 경기 전 촬영 마쳐야
사진작가 10명 대회기간 무한대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공식 사진을 촬영하는 조이 샤펠 씨(프랑스)가 2일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 입구 인근에 위치한 간이 스튜디오 의자에 앉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 입구 옆에는 조명이 번쩍이는 수상한 방이 하나 있다. 프랑스에서 온 조이 샤펠 사진작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첫 공식 훈련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이곳에 간이 스튜디오를 차렸다. 그리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곳을 지킨다.
올림픽에 나서는 모든 선수는 자신의 첫 경기를 치르기 최소 이틀 전까지 올림픽 공식 사진 촬영을 마쳐야 한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대회 때 경기장 전광판은 물론 TV 중계 그래픽 등에 쓰인다.
이번 올림픽은 클러스터 네 곳에서 나눠 치르기에 총 10명의 사진작가(밀라노 3, 코르티나 3, 리비뇨 2, 보르미오 2명)가 경기장과 선수촌에 간이 스튜디오를 차린 채 선수들을 기다린다. 샤펠 작가는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촬영 담당이다.
이 스튜디오를 찾은 2일(현지 시간)은 공식 훈련 시작 후 사흘째였지만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샤펠 작가는 “공식 훈련 첫날에는 아무도 안 왔다. 선수들이 올림픽 훈련 첫날부터 사진을 찍으러 오진 않는다. 둘째 날 4명 정도 찍었고, 그나마 오늘 오전에 15명 정도 찍었다”면서 “한국 감독님이 ‘우리 선수들은 내일 찍으러 온다’고 했는데 잊지 말고 꼭 와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큰일을 앞둔 선수들에게 프로필 사진을 먼저 찍으라고 보챌 수도 없는 일이다. 샤펠 작가는 “지나가는 선수들이 보이면 여기에서 사진을 찍으면 된다고 알려주라”고 당부했다. 선수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샤펠 작가는 끼니도 거르고 화장실도 참아 가며 이 방을 지킨다. 종목별 경기 시작일이 제각각이다 보니 샤펠 작가는 대회 폐회 이틀 전인 20일까지 무한 대기를 이어가야 한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는 ‘극한 직업’이지만 보통 사람은 얻기 힘든 혜택도 있다. 샤펠 작가는 경기장과 선수촌 등 모든 곳에 접근이 가능한 ‘all’이 적힌 AD카드를 받았다. 그는 “5일 근무, 하루 휴식이 원칙인데 쉬는 날에도 선수들을 보러 어디든 가게 된다. 증명사진 외에도 선수들 훈련, 경기 사진도 찍고 있다. 몸은 피곤해도 정신이 즐거운 게 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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