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사무총장 “가자, 어린이 무덤 돼”…10분에 1명 사망[이-팔 전쟁]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7일 0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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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외무 "부끄러운 줄 알라" 반발
UN, 가자 내 임신부·신생아 건강 우려
"가자에서 10분마다 아동 1명씩 사망"

가자 지구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가자 지구가 어린이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가자 지구가 어린이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 지구의 악몽은 인도주의적 위기 그 이상”이라며 “이건 인류의 위기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도주의적 휴전 필요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절실해지고 있다”며 “분쟁 당사자들과 국제 사회는 이 비인간적 집단적 고통을 멈추고 가자 지구 인도적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즉각적이고 근본적 책임에 직면해 있다”고 규탄했다.

민간인 보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재차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최근 2주간 이집트와 가자 지구를 잇는 라파 통행로를 통해 가자 지구로 진입한 트럭이 400대로, 분쟁 전 일평균 약 500대에 못 미치는 규모라고 전했다.

유엔과 파트너들이 가자 지구,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 주민을 돕기 위해 12억달러(약 1조 5600억원) 규모 인도주의적 호소를 시작한다며, 이와 함께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 석방도 촉구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 “30일이 지났다. 이제 충분하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 장관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발언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반박했다.

코헨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 지구에는 부모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걸 목격한 유아와 어린이를 비롯해, 9개월 된 아기까지 30명 넘는 미성년자가 (하마스에) 억류돼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가자 지구 문제는 하마스지, 이 테러 조직을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행동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에 인도주의적 책임을 묻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지구 보건부는 이날 개전 이후 현재까지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 규모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 기준 전쟁으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는 각 2326명과 3760명으로, 전체 67%를 차지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한 달 동안 가자 지구에서 평균 10분마다 아동 1명이 사망했으며,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취약층 주민의 건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는 임신부 5만명이 있으며, 매일 150명 넘는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임신부 15%가 임신이나 출산 관련 합병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품 부족으로 제왕절개를 포함한 출산 절차가 마취 없이 이뤄지고 있다.

UNRWA 시설에 체류 중인 여성 약 4600명과 신생아 380명은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급격히 악화된 환경으로 영양실조, 탈수, 수인성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전력 중단으로 인큐베이터에 의존 중인 신생아 약 130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기구 직원 피해도 커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UNRWA 직원 최소 88명이 사망해, 역대 분쟁 중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낳았다.

의료진도 최소 150명 사망했으며, 의료 시설 100곳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공습과 포위 공격으로 물, 전기, 식량, 연료 등이 끊기면서 병원 35개 중 16곳이 문을 닫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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