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서로 “상대가 공격” 주장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이 전력 공급 재개 하루 만인 27일 또다시 공격을 받아 방사성물질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원전 주변을 흐르는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방이 원전을 공격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AFP통신에 “러시아군이 24시간 내내 반복적으로 원전 일대를 포격했다. 원전 기반 시설의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방사성물질의 누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원전 주변 56km 내 주민 40만 명에게 방사성물질의 체내 축적을 막아주는 알약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의 트럭이 원전의 터빈 시설을 막고 있어 화재가 나면 진화 또한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앞서 25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포격으로 발전소 외부로 연결된 송전선 4개 중 1개가 파손됐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력망으로부터 분리됐다가 하루 뒤인 26일 전력망에 다시 연결됐다.
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26일부터 27일까지 24시간에 걸쳐 원전 단지를 3차례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수치는 정상이며 전문가가 검증했다고도 반박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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