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자마자 170만 원 지불했는데…승차거부 당한 이유는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8월 26일 15시 29분


코멘트
신호위반 요구를 거절한 택시기사 차이 씨.
신호위반 요구를 거절한 택시기사 차이 씨.
중국에서 택시에 탑승하자마자 거금을 지불한 남성이 승차 거부를 당했다. 택시기사는 돈을 주겠다는 명목하에 남성의 무리한 부탁이 이어지자 난색을 표하며 하차를 요구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택시기사 차이 씨는 최근 허난(河南)성 푸양(福陽)시에서 이상한 승객을 만났다. 30대로 보이는 승객 A 씨가 차에 오르자마자 알리페이로 택시비 9000위안(약 174만 원)을 결제한 것이다. 차이 씨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목적지를 묻자 남성은 “빨리 앞으로 가라”, “멈추지마라”고만 재촉했다.

차이 씨는 A 씨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면서 목적지를 이야기하게끔 유도했다. A 씨는 결국 스좌장(石家莊) 방향으로 가달라고 했다. 이때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서 차이 씨가 멈춰섰다. 그러자 A 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신호를 지키지말고 그냥 지나가라”고 요구했다. 차이 씨는 “안 된다. 신호위반하면 벌점이다”라며 거절했다.

‘띠링~’. A 씨는 차이 씨가 거절하기 무섭게 1만 위안(약 194만 원)을 재차 보냈다. 그러면서 “신호를 무시하고 갈 때마다 1만 위안씩 주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4㎞의 짧은 거리를 달리는 동안 A 씨는 택시비를 제외하고 총 3만 위안을 추가로 이체했다. 약 1분 간격으로 1만 위안을 지불한 셈이다. 하지만 택시 속도가 느려지자 분노하면서 유리창과 물건 등을 파손하기 시작했다.

차이 씨는 그에게 돈을 돌려줄테니 택시에서 내리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듣지 않았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려는 차이 씨를 막아서기도 했다. 결국 차이 씨는 주변을 지나던 다른 택시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자 A 씨는 차량 문을 열고 급하게 도망갔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가족과 다툰 뒤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A 씨가 택시기사에 이체한 내역.
남성 A 씨가 택시기사에 이체한 내역.

차이 씨는 A 씨가 결제한 3만9000위안(약 756만 원)을 모두 돌려줬다. 뒤늦게 차이 씨의 이야기가 전해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교통 규칙을 지킨 택시기사”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택시 회사에서도 이같은 차이 씨의 행동에 500위안(약 9만7000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