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격 시작됐나…러, 접경지역 연료창고 폭발 잇달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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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103㎞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내 연료저장시설이 25일(현지 시간)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벨고로드 연료저장창고에 이어 또 다시 러시아 내 시설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하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를 러시아가 폭발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공습한 일은 없다”며 공식 입장에서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은 “우리가 당했던 일을 이제 러시아도 당할 때가 됐다”며 묘한 여지를 남겼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도시 브랸스크의 연료저장시설 두 곳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에 첫 화재가 보고됐고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연료저장창고가 두 차례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폭발이 일어난 두 곳 중 한 곳은 러시아 정유기업 로즈네프트 소유의 정유시설로 알려졌다. 다른 한 곳은 인근의 군부대 시설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러시아 내 전략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성공한 것이거나 혹은 우크라이나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폭파된 시설은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송유관이 있는 핵심 시설이다. 때문에 “러시아 석유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공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 보도도 내놨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처음에는 이 시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50㎞ 떨어졌다고 보도됐지만 사실 최단거리는 103㎞에 불과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토치카 미사일의 사정거리 이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 연료시설을 파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1일에도 우크라이나 북부도시 하르키우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도시 벨고로드에서 군사시설과 연료저장시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벨고로드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육군 헬기 2대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벨고로드 인근의 러시아 탄약고에서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고 일부 러시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폭발한 러시아 브랸스크 시설
러시아 내 잇단 군사 및 에너지 시설의 피해를 둘러싸고 아직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한 것인지 단순한 화재인지, 혹은 러시아 측의 작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참모총장 이호르 로마넨코는 “브랸스크 폭발 탓에 러시아군은 최소 2, 3일 동안 연료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우크라이나 기차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지켜만 보진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작전지역에서 러시아가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러시아 미사일 저장창고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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