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러시아에 상품 판매 중단”…러 ‘보이콧’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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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설치된 샤넬 로고의 모습. 2021.12.20/뉴스1 © News1
서울시내 설치된 샤넬 로고의 모습. 2021.12.20/뉴스1 © News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러시아 사업을 철수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러시아에 상품을 판매하는 일까지 중단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BBC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와 소비자는 샤넬이 ‘러시아포비아’를 보이고 있다며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샤넬은 “러시아에 300유로(약 40만 원) 이상의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따른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EU는 러시아 내에서 사용이 목적인 사치품의 판매도 금지하고 있다.
○샤넬 상품 구입 저지당하는 러시아인 분개
일부 러시아인들은 전 세계 샤넬매장에서 상품 구입을 거절당하고 있다. 러시아 인플루언서 안나 칼라시니코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위크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갔다가 샤넬 매장에서 쇼핑을 저지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샵 매니저가 “당신이 러시아에서 유명하다는 것을 안다. 상품을 러시아로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 상품을 팔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 샵에서는 신원자료를 요구하면서 러시아 번호를 주면 ‘러시아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만 상품을 팔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러시아포비아가 실제로 있고 내가 직접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인테리어 디자이너 리자 리트빈 역시 자신이 두바이의 한 쇼핑몰에서 샤넬백을 사려다 거절당했다며 인스타그램에 “내가 러시아인이라면서 백을 팔지 않았다!!!”고 올렸다. 소셜미디어에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샤넬 상품을 사려다 거절당한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터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부인이자 프로듀서인 야나 루드코브스카야는 “푸틴의 잘못으로 내가 최애 브랜드의 상품을 살 수 없다는 것이 끔찍하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 모델 빅토리아 보냐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객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브랜드는 처음 본다”며 샤넬 백을 가위로 찢어 던져버리는 영상을 올렸다. 빅토리아 보냐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모델 빅토리아 보냐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객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브랜드는 처음 본다”며 샤넬 백을 가위로 찢어 던져버리는 영상을 올렸다. 빅토리아 보냐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모델 빅토리아 보냐는 샤넬 백을 갈기갈기 찢으며 “안녕”이라고 외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샤넬이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데, 우리가 왜 샤넬을 존중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러시아인들이 샤넬 매장에서 구매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보고되자 최근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샤넬이 러시아포비아적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샤넬 “법 준수할 뿐”
샤넬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무역 제재법을 포함해 사업체 운영에 적용되는 모든 법을 준수한다”며 “이 때문에 주된 거주지가 확실치 않은 고객에 한해 러시아에서 상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는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넬은 “현재 이 같은 거주지 확인 절차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미 샤넬을 비롯해 LVMH, 에르메스, 케링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러시아 점포의 운영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정황이 계속해 드러나는 가운데 EU는 5일 G7(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과 더불어 러시아에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한 추가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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