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을 냉동 보관했다 데워 먹으면 칼로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건강 정보를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칼로리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혈당 급등을 막아 장기적으로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흰 쌀밥, 흰 빵, 감자처럼 혈당지수(GI)가 높은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매우 빠르게 분해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그 결과 에너지가 잠깐 치솟았다가 곧바로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롤러코스터’가 나타난다.
그런데 밥, 빵, 파스타, 감자 같은 음식을 조리한 뒤 식히고 다시 데우면 전분 구조가 변해 저항성 전분으로 바뀐다. 이 전분은 몸에서 더 천천히 소화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혈당 급락을 막으며, 포만감을 더 오래 지속시켜 준다.
밥과 빵, 감자, 파스타 등에 포함된 탄수화물은 대부분 전분이다. 전분은 크게 소화가 비교적 어려운 아밀로스’(amylose)와 빠르게 분해되는 아밀로펙틴(amylopectin)으로 나뉜다. 아밀로스는 구조상 저항성 전분으로 전환되기 쉬운 특징을 지닌다. 조리 후 식히는 과정에서 ‘레트로그레이데이션’(retrogradation)이라는 분자구조 재결합 현상이 일어나 일부 전분이 저항성 전분(RS3) 형태로 변한다. 심지어 다시 데워도 그 특성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
이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식이섬유처럼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며,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게 기여할 수 있다.
2015년 ‘기능성 식품 저널’(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전분 식품을 섭취 전에 식히거나 냉동하면 저항성 전분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통밀가루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일부 식품에서는 저항성 전분 대신 ‘천천히 소화되는 전분’이 증가하기도 했다. 쌀을 냉동하면 저항성 전분이 늘어나긴 하지만 통밀만큼 크지는 않았다.
2024년 ‘첨단 영양학’(Frontiers in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냉장 보관만으로도 저항성 전분이 증가했다. 다만 냉동한 경우가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전자레인지로 재가열했을 때가 끓이거나 찌는 것보다 저항성 전분 함량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유지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조리 후 식힌 밥을 먹으면 갓 지은 밥을 먹을 때보다 식후 혈당 상승이 더 낮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밥과 빵을 냉동 보관 후 데워 먹으면 저항성 전분 성분이 증가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AI 생성 이미지.
다만 칼로리 감소 효과는 크지 않다. “음식의 총칼로리 자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호르몬과 대사 반응에 영향을 주어 칼로리 조절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라고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의 내분비 학자 데이비드 루드비히가 AP에 설명했다. 즉, 직접적인 칼로리 감소라기보다는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완화해 체지방 축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혈당 급등 억제는 매우 중요하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뇌의 보상 체계가 활성화돼 식욕이 증가하고,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며, 이는 에너지 일부를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항성 전분이 많아지면 소화 속도가 느려지고,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탄수화물 냉동은 특히 당뇨병 환자,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 활동량이 많은 사람과 운동선수(에너지를 더 오래 지속)에게 유익할 수 있다.
냉동과 해동 과정도 신경 써야 한다. 조리된 식품은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예를 들어, 밥은 한 끼 분량으로 작게 나눠 냉동하되, 가능하다면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유리나 내열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상 유리할 수 있다. 해동할 때도 상온에선 세균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으므로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