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에 극초음속미사일 ‘킨잘’ 두차례 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남서부 무기고-연료 저장소 공격… 美 미사일방어망으로 요격 불가능
핵탑재 가능, 서방 향한 위협 강화… 러, 400여명 대피 예술학교 폭격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공대지미사일 ‘킨잘’을 실은 러시아군 미그-31 전투기. 인터넷 캡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공대지미사일 ‘킨잘’을 실은 러시아군 미그-31 전투기. 인터넷 캡처
러시아가 18일과 20일(현지 시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두 차례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투입한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해 핵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상공에서 킨잘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의 군 연료 및 윤활유 저장소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18일 킨잘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주 델라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과 항공기용 탄약이 저장된 대규모 지하 시설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해 2018년 개발한 킨잘은 미그 전투기나 폭격기에서 발사된다. 사거리는 2000∼3000km, 비행 속도는 마하 10∼12에 이르러 미국의 방공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슈퍼 무기”라고 수차례 호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5일 전인 지난달 19일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전략핵 훈련에서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는 CNN에 “미사일 역량을 실험하고 서방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라고 진단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20일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약 400명이 대피 중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예술학교까지 폭격했다. 사상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잔해 속에 갇혀 있다고 마리우폴 시의회 측이 밝혔다.

마리우폴시 측은 또 러시아군이 시내 체육시설에 대피해 있던 시민 4000∼4500명을 포함해 주민 수천 명을 러시아 영토로 끌고 갔다고 추산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사람들을 강제로 생포했던 것과 같은 행위라고 규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의 지토미르 국제의용군 기지를 공격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 장병과 외국인 용병 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킨잘#러시아#우크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