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형 선고받은 ’73조 금융사기범’ 버나드 메이도프 사망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4-15 14:28수정 2021-04-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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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뉴욕시 렉싱턴애비뉴를 걸어 집으로 가고 있는 버나드 메이도프 〈자료 사진〉 © AFP=뉴스1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범으로 알려진 버나드 메이도프(83)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14일 메이도프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 교도소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약 40년 동안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약 3만7000명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저지른 희대의 범죄자였다. 그에게 돈을 투자한 수많은 금융회사들 뿐 아니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배우 케빈 베이컨,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 등 많은 유명인사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피해액을 모두 합치면 650억 달러(약 73조 원)에 이른다. 2009년 다단계(폰지) 사기 혐의 등으로 150년 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해 온 그는 지난해 말기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가석방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허락하지 않았다.

1938년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22세 때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 증권’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컴퓨터 주식 거래라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서비스를 들고 나왔고, 소수의 고객만 받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만족시킨 것은 꾸준한 투자 성과였다. 메이도프는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매번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장했고, 사람들은 이런 투자 실력을 갖춘 그에게 ‘유대인 재무부 국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런 유명세 덕에 그는 1990년대 초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은 채, 다른 고객이 맡긴 돈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피라미드 사기를 저지르고 있었다. 고객들에게는 허위 투자보고서를 발송해 이 사실을 숨겼고, 정작 자신은 고객의 돈으로 전국에 호화 저택을 사고 요트를 즐기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 이런 그의 행각은 2008년 금융위기로 고객들이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결국 만천하에 드러났고, 메이도프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사기를 쳐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법원 재판에서 “다단계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것이 빨리 끝나고 스스로도 해방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불가능했고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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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자 장남인 마크는 아버지가 체포된 지 정확히 2년 뒤인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는 2014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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