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反中연대 강조… “가치 공유않는 국가에 반도체 등 의존 안돼”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02-26 03:00수정 2021-02-2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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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희토류-의료장비, 핵심소재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
“반도체는 21세기 말발굽의 못… 공급망 작은 실패도 전체 큰 영향”
동맹국들 대체공급망 협력 강조… 中 “시장경제 규칙 지켜라” 반발
반도체 칩 직접 들어보이며 공급망 재편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손톱만 한 반도체 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희토류, 의료장비, 전기차 배터리 등 4대 핵심 소재 및 부품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 본토와 동맹국에서의 생산 및 공급을 늘리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워싱턴=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반도체, 희토류, 의료장비 및 의약품, 전기차 배터리 4개 분야의 핵심 소재 및 부품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에 (공급망을) 의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이들 분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5일 중국 정부가 미국을 향해 “시장경제 규칙과 자유무역 원칙을 존중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전을 보호하기 바란다”며 날 선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4개 분야 공급망을 향후 100일간 평가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서명에 앞선 연설에서 “이 행정명령은 팬데믹은 물론이고 국방과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및 다른 많은 분야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미국이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장비가 부족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앞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우리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속담에 보면 못이 하나 없으면 말발굽을 못 쓰고, 말발굽이 없으면 말을 잃게 된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다 보면 결국엔 왕국을 잃게 된다는 말이 있다”며 “공급망 한 곳의 아주 작은 실패도 공급망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연설 중 작은 반도체 칩을 꺼내 들어 보이며 “우표보다 작은 이 반도체 칩은 머리카락의 1만분의 1보다 더 얇지만 여기엔 트랜지스터 80억 개 이상이 들어 있다”며 “이것이 21세기의 말발굽 못”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재정비 과정에서 미국 내 자체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동맹국들과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동맹과 반도체 기업, 그리고 공급으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곳에 손을 뻗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급망이 우리에 반대하는 측의 지렛대로 사용될 수 없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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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100일간 평가 작업을 거쳐 공급망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 문제가 된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 기업의 생산거점을 미 본토나 동맹국으로 옮기고 동맹국으로부터의 조달도 늘릴 계획이다. 국방, 공중보건, 정보기술(IT), 교통, 에너지, 식량생산 등 6개 분야의 공급망 역시 앞으로 1년간 재검토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전략적인 공급망 회복 차원일 뿐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0% 가까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략 물자다. 방역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같은 의료용 개인보호장비(PPE)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미국이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행정명령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경제 전투를 벌이는 중에 쏟아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위적으로 산업 이동을 추진하고, 정치력으로 경제 원칙을 바꾸려는 행위는 실현될 수 없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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