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년 역사상 첫 여성장관 탄생?…옐런 “아메리칸 드림 복원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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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30일(현지 시간) 예상대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했다. 옐런 전 의장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치면 미국 재무부 231년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옐런 전 의장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는 지금 국가적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회복을 위해,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각자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해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하며 “나는 재무장관으로서 모두를 위해 이 꿈을 재건하기 위해 매일 같이 일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옐런 전 의장과 함께 경제팀의 새로운 지명자도 공개했다. 백인 남성 위주였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여성과 유색인종이 주로 기용되면서 다양성이 한층 강화됐다.

재무부 부장관 자리에는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명됐다. 그는 비영리단체인 오바마 재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는 노동경제학자인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가 기용됐다. 경제자문위원장은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자리로 라우스 교수가 인준을 거치면 74년 CEA 역사상 첫 유색인종 위원장이 들어서게 된다. 또 행정부의 재정 지출에 대한 로드맵을 세우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는 인도계인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 의장을 지명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브라이언 디스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보좌관이 유력한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경제팀은 미국을 닮았다”며 “이 팀은 진지한 목적 의식과 최고의 유능함, 미국의 약속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업무 첫 날부터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경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은 실물 경제를 하루빨리 본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인수위원회 측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라도 추가 경기부양책의 타결 등 시급한 과제는 해결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의 인준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상원 재정위원회의 론 와이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스티브 므누신 현 재무장관이 그랬던 것처럼 옐런의 상원 인준 청문회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며 “수백만 명의 근로자가 실업자가 된 현 상황에서 청문회를 미룰 만한 어떤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도 일부 받고 있기 때문에 인준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경제팀의 일부 인사들은 인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지명된 탠든 의장은 과거 ‘오바마케어’ 이슈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인 적이 있어 이들의 표적이 됐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트윗에서 “탠든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썼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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