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났던 ‘태국판 장희빈’의 귀환…王 사랑 다시 쟁취?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9월 3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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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의 사랑을 받다가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쫓겨났던 후궁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35)가 돌연 왕실로 복권됐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3일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8)이 시니낫의 모든 왕실 및 군(軍) 지위를 회복하도록 지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국왕은 칙령에서 ‘시니낫은 어떠한 혐의도 무죄이며, 애초부터 그 지위가 박탈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돼야 한다’고 했다.

왕실 및 군 지위는 물론 왕실 훈장도 회복할 수 있게 돼 왕실에서 쫓겨났던 일은 없었던 것처럼 된 것이다.

육군간호대 출신인 시니낫은 왕실 근위대에서 일하다가 국왕의 눈에 들어 지난해 7월 ‘왕의 배우자(Chao Khun Pra·후궁 격)’에 책봉됐다. 국왕과는 33세 차이가 난다.

이는 국왕의 4번째 부인이자 현 공식 왕비인 수티다 왕비(42)와 결혼식을 올린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크게 화제 됐다.

태국 왕실에 ‘왕의 배우자’라는 칭호가 등장한 것은 약 100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1985년생으로, 2008년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한 시니낫은 지난해 군 소장(Major General)으로 진급하는 등 파격적인 총애를 입었다.


그러나 후궁으로 책봉된지 3개월만인 지난해 10월 돌연 모든 지위를 박탈당했다.

당시 국왕은 성명서에서 “그녀가 은혜를 모르고 지위에 맞지 않게 행동한다. 그녀에게 수여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왕비 지위까지 오르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왕실의 훌륭한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과 왕비에 복종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후로 시니낫의 행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조선의 장희빈(1659~1701)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완전히 내팽개쳐진 것으로 여겨졌던 시니낫이 11개월 만에 다시 왕실에 복귀한 것이다. 그가 어떻게 왕실에 복귀하게 됐는지는 태국 궁정의 ‘기밀’이어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분노했던 국왕의 마음을 다시 얻었다는 점에서, 시니낫이 지위 박탈 뒤에도 굴하지 않고 수티다 왕비와 권력싸움을 벌여 승기를 잡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왕세자 시절에도 자신의 부인 2명을 추방한 적이 있다. 2014년에는 3번째 부인이었던 스리라스미 스와디도 모든 직함을 박탈하고 왕실에서 추방한바 있다.

현재 국왕의 4번째 부인이자 공식 왕비인 수티다는 국왕보다 26세 연하로 타이항공 스튜어디스를 거쳐 당시 왕세자였던 국왕의 근위대장을 맡다가 국왕의 즉위 직전 결혼 사실을 공표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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