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e메일 수사’ FBI국장, 親트럼프 재단서 공로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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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원 대가성 수상 논란… 美언론 “선거 부적절 개입… 물러나야”

 힐러리 클린턴의 개인 e메일에 대한 추가 수사로 미국 대선을 막판에 요동치게 만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56·사진)이 투표 전날인 7일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이사로 있는 단체로부터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트럼프를 지원했다”는 거센 비판에 놓인 상황에서 대가성 수상 논란까지 일면서 퇴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이날 밤 비영리단체인 연방마약단속요원재단이 주최한 행사에서 문제의 상을 받았다. 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이사 명단 30여 명에는 내셔널 인콰이어러지 발행인인 데이비드 페커를 비롯해 오랜 기간 트럼프와 친분을 쌓은 인사가 다수 포함돼 수상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FBI 대변인실은 “해당 재단은 장애인과 연방수사관 등을 위해 긴급 지원과 장학금을 제공해온 단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재단의 평생공로상은 사회에 헌신한 경찰이나 변호사, 판사 등에게 돌아갔다. AP는 “코미 국장이 이 단체와 트럼프의 관계를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선거 개입 논란으로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도 공로상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코미 국장은 클린턴 e메일 수사와 관련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 왔다. 7월 불기소 결정을 내렸던 FBI는 지난달 28일 돌연 추가 수사 방침을 밝혔고 이어 9일 만에 다시 무혐의 결론을 내려 선거를 들었다 놨다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3년 9월 여야로부터 모두 환영받으며 임기를 시작한 코미 국장은 퇴진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추가 수사 9일 동안 (사전 투표) 유권자 수백만 명은 클린턴이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시카고트리뷴은 “민주적 선거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관료는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사월간지 애틀랜틱은 “어느 대통령도 FBI 국장을 해임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퇴진 여론이 지속된다면 코미 국장이 머지않아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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