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더 133명 부른 비밀모임 ‘빌더버그’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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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리… NATO 총장… 英재무… 獨국방… 구글 회장…
1954년 시작된 연례모임 11일 개막… 글로벌 이슈 놓고 격의없는 토론
발표문 내지 않고 발언내용 비밀… ‘세계의 그림자 정부’ 음모론 제기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잊어라! 빌더버그가 온다.”(영국 가디언)

전 세계 정·재계 실력자들의 비밀 모임인 ‘빌더버그 회의’가 11일 오스트리아 텔프스부헨의 5성급 호텔 인터알펜 리조트에서 개막한다. ‘세계에서 가장 센 나라들’의 모임인 G7 회의가 8일 독일 바이에른 주 크륀에서 폐막한 지 사흘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 미국·유럽 등의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개막을 앞두고 참가자들의 면면이 공개되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G7 회의가 열린 크륀의 호텔과 이로부터 불과 2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올해 빌더버그 회의 장소의 공통점은 모두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 G7 회의와 빌더버그 회의가 전 세계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이다 보니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의 단골 공격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빌더버그라는 회의 명칭은 첫 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에서 유래됐다. 빌더버그 회의는 유대계 부호 로스차일드와 록펠러 가문의 재정적 후원 아래 1954년 시작돼 올해로 63회째를 맞았다. 해마다 전 세계 실력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를 하고도 아무런 발표문을 내지 않는다.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되, 참석자가 누구이고 또 어떤 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등을 절대 밝히지 않는 자유토론 방식인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룰을 따르기 때문이다. 비판론자들은 빌더버그 회의를 ‘세계의 그림자 정부’라고 부르며 음모론을 제기한다. 힘센 유력 인사들끼리 모여서 가진 비밀 논의 결과가 향후 국제정치 및 국제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회의에는 22개국 133명의 정치 지도자, 재계·학계·언론계 거물들이 참석해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논의한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브누아 쾨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세계경제의 ‘뜨거운 감자’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영국의 EU 탈퇴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존 앨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 미국 대통령 특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 토마스 아렌킬 덴마크 비밀정보국(DDIS) 국장,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각국의 외교안보 지도자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러시아에 대한 NATO와 유럽의 전략을 비롯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 대처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존 엘칸 엑소르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더글러스 플린트 HSBC 회장, 조 케저 지멘스 CEO, 벤 판뵈르던 로열더치셸 CEO, 재니 민턴 베도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 등 기업인과 언론인도 대거 참석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리더#비밀모임#빌더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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