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구촌 새권력]계파 갈등… 영토분쟁… 시진핑호 안팎 험로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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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이후 30여 년간 안정적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이 최근 정치 경제 외교 등 전방위에서 몰려오는 혹독한 도전과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필두로 한 5세대 지도부의 선택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중국 정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전후로 일시적인 불안정성을 노출했지만 큰 틀에서는 안정적이고 제도화된 발전 경로를 밟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당내 파벌 간 굳건한 통치연합을 통해 가능했다.

그러나 보시라이(薄熙來) 사태로 불거진 계파 갈등은 중국 특유의 집단지도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건국 주체였던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과 달리 당과 국가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는 후(後)혁명 세대는 계파 간 권력분점과 단합을 통해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이를 구현할 최고지도자의 리더십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 세력 300여 명은 최근 보시라이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당국에 보냈다. 당 주류에 대한 정면 대응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 및 사회 문제도 대응이 쉽지 않은 난제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2002년 1135달러였던 1인당 소득은 지난해 5432달러로 5배 가까이로 뛰었다. 이 추세라면 시진핑 지도부 시기에 세계 평균(9227달러·2010년)을 뛰어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성장의 그늘은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0.5(2010년 기준)로 끌어올리는 등 심각한 불평등을 양산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니계수가 0.4 이상이면 사회적 동요를 불러올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

이런 문제는 새 지도부에 ‘공평’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4분기(10∼12월) ‘분배 개선을 위한 종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원(新聞)망은 최근 “인민은 월급을 올리는 것보다 월급을 나누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공평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외교 부문에서는 미국의 태평양 회귀, 일본 등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은 물론이고 리비아 사태 등 아프리카의 정정 불안 및 이란과 서방의 대립으로 인한 해당 지역 내 석유자원 확보 환경악화 등이 숙제로 남겨졌다. 중국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미국 등을 상대로 한 대국(大國) 외교와 주변국 외교, 자원 외교 등 3대 외교가 중대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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