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터키 민항기 자국영공 통과 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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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機 강제착륙 보복 조치… 터키는 국경에 탱크 250대
시리아 내전 하루 141명 사망

시리아가 터키 민간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하고 터키는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 탱크 250대를 배치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시리아와 터키 양국의 무력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군의 공격에 의한 터키 민간인 사망 후 양국 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13일 터키의 민간항공기가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터키 정부가 10일 군사용 장비와 탄약이 실렸다는 이유로 러시아발 시리아행 A320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켜 화물을 압수한 것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조치인 셈이다. 러시아는 12일 해당 여객기에 “합법적인 레이더 장치가 실려 있었을 뿐”이라며 “터키가 당시 탑승하고 있던 자국민을 무단 억류했다”고 항의했다.

터키 영문 일간 투데이스자만은 12일 시리아군과의 충돌 가능성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는 정부의 주문에 터키군이 동남부 샨리우르파, 마르딘, 가지안테프 등 3곳에 탱크 250대, 중화기 포병대 등의 병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소속 반군들의 침입을 막고 시리아의 공격적 행위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일 뿐 시리아를 공격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날 시리아군이 헬리콥터를 동원해 터키와 인접한 자국 아즈마린 마을을 폭격하자 터키가 전투기 2대를 출격시키는 등 군사적 긴장은 계속됐다. 다음 날 터키를 방문한 라흐다르 브라히미 시리아 담당 유엔·아랍연맹 공동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외교장관은 “시리아가 자국 국경을 또 한 번 침범하거나 터키의 국가적 안보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시리아와 약 900km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악차칼레 마을에서 3일 시리아군의 포격에 최초로 터키 민간인 5명이 사망하자 터키 정부가 보복공격에 나서 양측은 간헐적인 교전을 이어왔다. 터키는 국경지대 병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 지역의 디야르바키르와 말라티야 2개 공군기지에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디야르바키르의 제2공군사령부에 제트기를 55대로 늘렸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계속돼 13일 하루에만 최소 141명이 사망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시리아 최대 반군 자유시리아군(FSA)은 알레포 외곽에서 정부군의 ‘에어로 L-39 알바트로스’ 제트기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또 활동가들은 알레포의 역사적 건축물인 ‘우마이야드 모스크’가 정부군에 의해 불탔다고 증언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시리아 정부가 집속탄을 민간인 거주지역에 투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집속탄은 모(母)폭탄이 공중에서 수백 개의 자(子)폭탄으로 분리되면서 폭발한다. 비인도적인 무기라는 이유로 100여 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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