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15m 바람에 흔들린 日자존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도쿄 스카이트리’ 개장 첫날 엘리베이터 운행중단 사고

일본 부흥의 염원을 담아 철탑 구조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634m 높이로 세워진 ‘도쿄 스카이트리’(사진)가 일반에 공개된 첫날인 22일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큰 실망을 안겼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5분부터 23분간 도쿄 스카이트리의 제1전망대(높이 350m)와 제2전망대(높이 450m)를 잇는 엘리베이터 2대가 모두 멈춰 섰다. 초속 14∼15m의 바람이 원인이었다. 사고 여파로 지상과 제1전망대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도 37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스카이트리 측은 이날 당초 예정보다 2시간 반 빠른 오후 7시 반에 제2전망대 문을 닫았고, 미처 입장하지 못한 관람객에게는 환불해 줬다.

스카이트리 측은 이날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됐다는 사실을 사고 발생 후 2시간 동안 발표하지 않다 기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뒤늦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지해야 하는 내부 풍속 규정이 초속 30m로 설정돼 있는데도 절반 세기의 바람에 엘리베이터를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날 도쿄 스카이트리를 찾았다 발길을 돌린 관람객들은 “설계가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이 정도 바람에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지된다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표를 예약해도 날씨가 좋을 때만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이날 주변 상업시설을 포함해 도쿄 스카이트리 일대를 찾은 시민은 총 21만9000명으로 이 중 9000명이 전망대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도쿄 스카이트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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