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한국인 피해-정부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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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테현 해변 거주 교민 30명 연락두절… 소재 파악중”

李대통령, 지하벙커서 긴급 대책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저녁 청와대위기관리센터 내 지하 벙커에서 일본 강진 사태와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에게 화상 통화를 통해 일본 지진 상황 및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고 있는 조석준 기상청장의 모습이 사진 오른쪽에 보인다. 청와대 제공
李대통령, 지하벙커서 긴급 대책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저녁 청와대위기관리센터 내 지하 벙커에서 일본 강진 사태와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에게 화상 통화를 통해 일본 지진 상황 및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고 있는 조석준 기상청장의 모습이 사진 오른쪽에 보인다. 청와대 제공
강진으로 인한 대형 쓰나미가 갑자기 밀어닥친 일본 이와테 현의 해변마을에 한국 교민 30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불통됐던 유선전화가 밤늦게 다시 연결되면서 주센다이 총영사관과 이 지역 6개 민단 관계자들이 확인해보니 이와테 현 해변마을에 교민 30명이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갑자기 해일이 밀려들어 모두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며 “한국인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과 주일 대사관, 주센다이 총영사관에 비상대책반을 꾸렸으나 피해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 전화가 반복적으로 불통돼 한국인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확한 한국인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변 지역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덜한 센다이 시내에서는 총영사관 직원들이 교민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당국자가 전했다.

관계자들은 쓰나미가 덮친 도호쿠 지역에 교민 1만1570명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사상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당국자는 “도호쿠 지방에 교민 외에 약 1000명의 관광객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센다이 총영사의 관저가 무너졌고 총영사관도 강진 충격으로 건물에 금이 가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에는 도호쿠대 소속 한국인 교수와 유학생 5, 6명이 피신해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정부는 11일 강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본 일본에 중앙119구조단과 의료진 등 약 120명을 긴급 파견하기로 했다. 119구조단의 일본 급파 방침에 따라 국방부는 공군 C-130 수송기 3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조단을 파견하기 위해 공군 C-130 수송기 3대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끝내고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주일본 한국대사관이 일본 당국과 구조대 파견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 일본이 답을 못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애초 구조대 40여 명을 파견할 방침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인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리타 국제공항이 폐쇄됐고 센다이공항은 물에 잠겨 구조단이 피해지역에 투입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교부는 12일 교민 보호를 위한 신속대응팀 2명을 파견한다. 외교부는 민동석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일본 이외 태평양 연안 국가의 공관에도 긴급 전문을 보내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교민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지시했다.

국토해양부는 강진으로 도쿄 나리타공항 등이 폐쇄되면서 한일 노선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자 항공기 운항 및 체류 승객과 화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반 청와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일본의)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피해복구와 함께 필요하면 구조활동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일본 지진이 향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 부처가 점검해 대책을 세우도록 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귀중한 인명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희생자 분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일본의 피해가 최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진 발생 소식을 접한 뒤 권철현 주일 대사, 김정수 센다이 총영사 등과 통화를 하고 현지 피해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피해가 확산되자 국내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요코미치 다카히로 일본 중의원 의장에게 보낸 위로전문을 통해 “참으로 애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일본의 지진 피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일본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우리 정부는 피해 발생 지역에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현지 공관들과 긴밀히 협의해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일본의 피해가 최소한에 그치길 기원하며, 일본 국민이 충격과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 외교부는 신속한 피해 현황 파악과 교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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