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2일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주제가상과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타이틀곡 ‘골든(Golden)’을 작곡한 이재(EJAE·본명 김은재·사진)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이재는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6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공부와 음악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11세 때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되어 약 10년간 아이돌 데뷔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데뷔의 문턱에서 여러 번 거절을 당했습니다. 목소리에 색깔이 없다는 차가운 평가를 들었습니다.
데뷔에 실패한 뒤 그녀는 가수의 꿈을 꾸면서도 방향을 바꾸어 작곡과 프로듀싱에 집중했습니다. 미국 뉴욕대에서 음악 관련 전공을 하며 곡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은 카페에서 12시간 동안 비트를 만들 정도로 음악에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레드벨벳의 ‘사이코’, 에스파의 ‘드라마’와 ‘아마겟돈’ 같은 히트곡을 공동으로 작곡하고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남의 목소리에 맞는 곡을 쓰던 그녀에게 운명처럼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였습니다. 원래는 작곡가로 참여했지만, 그녀가 부른 가이드 녹음을 들은 제작진이 “이 목소리가 아니면 안 된다”며 주인공 ‘루미’의 노래 목소리로 발탁했습니다. 실패의 경험과 감정이 루미의 노래와 가사에 진정성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재는 자신이 루미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합니다. 루미가 겉으로는 완벽한 아이돌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는 것처럼, 자신도 연습생 시절 그런 감정을 숨기며 버텼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숨지 않고 빛나겠다’는 골든의 가사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어서 쓴 가사라고 합니다.
그녀는 시상식 소감에서 “자기 앞에서 문이 닫혀버린 경험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 거절은 또 다른 삶의 전환일 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닫힌 문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문을 두드리며 기다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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