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西進… ‘피의 트리폴리’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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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도서 대규모 시위”카다피 이틀만에 TV연설… “시위대는 빈라덴 추종자들”

리비아 동부 대다수 지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 미스라타까지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머물고 있는 트리폴리를 향해 빠르게 서진(西進)함에 따라 대규모 유혈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시위대는 이번 시위 발생 이후 처음으로 25일 트리폴리 시내에서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으며 카다피 진영은 친위부대와 해외 용병부대 수천 명을 트리폴리 시내 및 외곽에 배치하는 등 방어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카다피 원수의 관저는 중무장한 병력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트리폴리 시내에 처음으로 탱크가 나타났으며 용병들이 시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외부 세력의 유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트리폴리 동쪽 외곽에도 탱크가 배치됐고 시내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친(親)카다피 군대와 용병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24일 오후 국영TV를 통해 친위 부대와 시위대 간에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트리폴리 서쪽 자위야 주민들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시위대는 오사마 빈라덴의 추종자이며 마약 중독자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카다피 원수의 3남인 사디 카다피는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리비아에 어떤 새로운 체제가 들어선다 해도 아버지가 포함될 것이고 조언을 해주는 ‘빅파더(big father)’로서 머물게 될 것”이라고 밝혀 카다피 원수가 체제 유지를 전제로 2선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자신의 형이자 카다피 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이 헌법안 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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