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사찰·계엄…기구했던 ‘권력의 총구’ 방첩사, 결국 해체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8일 14시 01분


민관군 자문위, 軍정보기관 개혁안 발표
방첩기능, 민간 주도 국방안보정보원으로
1979년 보안사 시절 전두환 쿠데타 주역
민간인 사찰 드러난 뒤 ‘기무사’로 개명
박근혜때 계엄문건…‘안보지원사’로 축소
尹·여인형 정치인 체포 시도에 해체 수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1.07 뉴시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01.07 뉴시스
국방부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가 8일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수사기능 이관 등 내용이 담긴 군 정보기관 개혁안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방첩사는 과거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또 안보지원사로 명칭이 여러 번 달라졌지만, 기능과 권한은 거의 축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 체포에 동원되면서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 “방첩사 해체, 민간 통제 강화”

위원회는 이날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의 활동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연익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 위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임을 고려해 가장 먼저 활동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에 따르면 위원회는 먼저 방첩사를 해체하고, 현재 수행하고 있는 안보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동향조사 등의 기능을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로 넘긴다. 방첩정보 등 기능은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을 신설해 넘긴다. 국방안보정보원의 기관장으로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 편성을 우선 검토하도록 했다.

이 밖에 보안감사 등 기능은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을 신설해 중앙보안감사와 신원조사,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군단급 이하의 일반보안감사는 각군으로 이관한다.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은 중앙보안감사단이 기초자료 수집만 수행하되, 국방부 감사관실의 지휘·통제를 받도록 한다. 인사첩보, 세평수집, 동향조사 등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되었던 기능들은 전면 폐지하도록 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신설되는 방첩 및 보안 전문기관이 민주적 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통제 장치를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내부 통제 방안으로는 국방부 내 국장급 기구인 가칭 ‘정보보안정책관’을 신설을 요청했다. 또한 신설 기관들의 감찰 책임자를 군무원 또는 외부 인력으로 보임해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외부 통제 방안으로는 국방안보정보원의 국회 보고 및 정기적인 업무보고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국방부는 “위원회의 권고안을 토대로 세부 조직편성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법과 제도 정비, 부대계획 수립 등을 완료하는 등 방첩사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보안사→기무사→안보지원사 이름 거쳐 해체

한편 ‘방첩사 해체’는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해 8월 밝힌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 청사진 중 하나다. 당시 국정기획위는 “방첩사는 폐지하고, 필수 기능은 분산 이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첩사의 전신은 육군 보안사령부(보안사)다. 방첩사의 연혁은 1948년 정부 수립과 시작을 같이한다. 광복 이후 대공업무 전담기구 창설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1948년 조선경비대 정보처 내에 방첩사의 모체라 할 수 있는 특별조사과가 설치됐다. 이후 특별조사대(1948년), 육군본부 정보국 특무대(1949년) 등으로 개편돼 간첩 검거와 부정부패 색출 업무를 맡아 왔다.

각 군에 흩어져 있던 조직이 장관 직속기관 부대로 통합된 것은 1977년 10월 보안사가 출범하면서부터다. 방첩사 역사에서 보안사 시절(1977∼1990년)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시기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신군부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권력 공백을 틈타 보안사 조직을 동원해 12·12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거머쥐기도 했다.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로 이름을 바꾼 것은 ‘윤석양 이병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사건’을 겪고 난 뒤인 1991년 1월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왔다. 계엄 문건 논란 이후 해체 방안이 잠시 검토됐지만, 군 내부 감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명칭을 안보지원사로 바꾸고 인원을 일부 줄이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방첩사로 이름이 바뀐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다. 인원이 다시 늘어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인 여인형 육군 중장이 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 재차 권력기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때 국회 등에 병력을 보내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군방첩사령부 해체#수사기능 이관#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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